[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한국지엠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원청의 정규직으로, 한국지엠이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재판장 이숙연)는 이모씨 등 한국지엠 부평·창원·군산공장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82명이 원청인 한국지엠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한국지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인용했다.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와 민중당 경남도당 등이 지난해 12월 한국지엠 경남 창원공장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에 반발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파견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2년을 초과해 파견근로자로 사용했으며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사용했으므로 한국지엠 근로자"라면서 2015년 1월 원청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파견법 제5조에 따르면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들을 필요로 하는 업무여야 하며 근로자파견 기간은 최대 2년이다. 이 기간이 넘어가면 다음날부터는 원청이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
1심을 담당한 인천지법 민사11부(재판장 이진화)는 지난 2018년 "원고들은 한국지엠 근로자임을 확인하며 한국지엠은 원고들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면서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지엠은 파견근로자가 아니라 도급계약으로 인한 근로자 사용이라며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역시 "이 사건 계약의 성격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이 아니라 노동력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하청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권이 원청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는 독자적으로 작업내용을 결정하거나 작업위치 등을 변경할 권한이 없었고, 한국지엠 지시에 따라 근로자들을 배치해 작업을 수행했다"면서 "하청 근로자들에 대한 작업배치권과 변경결정권은 원청이 행사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협력업체들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 선발이나 근로자 수,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고 원청이 중요 사항의 결정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청 근로자들이 원청 근로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국지엠은 근로자들에게 원청 소속 근로자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업무를 맡겼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청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업무를 단지 한국지엠 측의 필요에 따라 분담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