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1대 국회 낙제점…첫째도 둘째도 서민경제"
21대 국회 평가…100점 만점에 모두 50점 이하
"가장 중요한 건 물가…저출산 대책 만들어야"
2024-05-30 17:32:07 2024-05-30 18:55:44
[뉴스토마토 윤지혜·유지웅 기자] "단연 민생이다. 서민은 절박하다. 그만 싸우고 우리에게 희망을 보여달라." 
 
22대 국회 임기가 30일 시작됐습니다. 여당도 야당도 '민생'을 외쳤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정쟁으로 얼룩진 21대 국회가 지난 29일 종료되면서 입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습니다. 본지는 21대 국회 마지막 날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을 듣기 위해 시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대학가를 찾았고, 민생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한 게 뭐 있냐"며 얼굴을 붉히는 시민도 있었고, "정치에 관심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21대 국회를 점수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시민 19명 중 단 한 명도 50점을 넘는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들은 "22대 국회에서는 '국민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희망 섞인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21대 국회를 마무리하는 지난 29일, 21대 국회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어보기 위해 마포구의 한 전통시장을 찾았다.(사진=뉴스토마토)
 
"민생이 살아야 국민도 산다"
 
두 개의 시장이 붙어있는 마포구의 한 시장가로 향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하루 장사를 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상인들이 잠시 쉬는 틈을 타 국회의 활동에 대해 물었습니다. 망원월드컵시장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60대 여자 상인은 "요즘 경기가 너무 어려워 장사가 되지 않는다며 경제가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현 정부는 있는 사람은 더 잘 살게 하고 없는 사람은 더 살기 어렵게 만든다"며 "22대 국회에 희망을 걸어보는데, 서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자영업을 한다는 시장을 방문한 60대 여성 자영업자는 "경제 활성화가 안 돼서 서민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외식인데 요즘 물가 안정이 안 되다 보니 자영업자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언급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으로 국민들이 그걸 사용하면 경제 활성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동작구의 전통시장가에서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50대 남성은 22대 국회에 바라는 점으로 단연 '민생'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민생보다는) 자기 정치 이익만 따진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오르는 생활 물가를 걱정하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은 "물가가 끝도 없이 오른다. 6월 되면 전기·가스 요금이 또 오른다는데 살림을 하는 주부다 보니 가장 바라는 점은 '물가 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용적인 정책"…'협치·소통' 이구동성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들과 이용자들이 당장의 '민생'과 '물가'를 걱정했다면, 마포구의 한 대학에서 만난 24세 남성은 "실용적인 정책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청년 취업에서 돈만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취업이랑 직접적인 연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20세 여성 대학생은 22대 국회를 향해 "각 정당의 이익에만 치중하지 않고 건전한 비판과 토론을 통해 사회 전반의 문제를 먼저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정부를 두고는 "의대 정원 증원과 직구 규제 등의 정책이 체계적인 단계를 거치기보다는 갑자기 대두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먹구구식으로 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준비를 거쳐 정책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주장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과 관련해서는 "돈을 풀 명분이 없다며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 정책"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출산과 결혼 장려 정책에 대한 요구도 컸습니다. 동작구에서 만난 20세 남성 대학생은 "우리나라에 미래가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결혼을 하면 세금을 감면 등으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국민연금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습니다. "노후보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저희 때는 못 받을 거라고 생각하니 불공평하지 않나. 정책을 손질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무료 코딩교육을 들으러 학교에 온 40대 초반 여성 주부도 "아이 낳아서 키우라고 하지만 놀이터는 없어지고, 학교 옆에 골프장을 짓는 상황"이라며 22대 국회에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과, 교육 관련 지원을 더 늘려달라"고 소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화합'과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을 향해서는 정쟁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제3신당에 대해서는 '중간 역할을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와 '기대가 안 된다'는 의견으로 갈렸습니다.
 
20대 남자 대학생은 "현재는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파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다른 20대 남성 대학생은 "조국혁신당은 위성정당이라 큰 기대가 안 된다. 개혁신당은 기대가 된다기보다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40대 여성 주부는 "기존 정당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며 회의감을 나타냈습니다.
 
대학가를 찾아 21대 국회에 대한 청년들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지혜·유지웅 기자 gihea020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