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20대 국회가 열리면 최우선 해결해야 할 청년문제가 무엇인지를 논의하는 정당 초청 청년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주거와 등록금 등 문제의 해법은 정당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청년정치가 소외돼있다'는 지적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 바람'이 주최·주관하고 <뉴스토마토>의 후원으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초청 청년정책토론회'는 "홍대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엇갈린 평가로 시작했다.
새누리당 김성용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은 기조발언에서 "헬조선과 수저계급론 등을 보면 청년들의 행복이 너무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사람들의 80%가 대학 교육을 받고, 어제도 홍대에서 놀며 네온사인에 취해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청년정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서울시당 대변인은 "청년들이 마음이 편해서 홍대에서 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하며 "청년실업률 12.5%과 청년 주거빈곤율 25%에 국가부채가 1000조가 넘은지 한참이다. 이 빚을 청년들이 떠안게 생겼는데 (그야말로) 홍대에서 놀고 있으니 괜찮을지 모르겠다. 총선에서 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유영업 청년위원장도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생활이 힘들어 관심을 주지 못 하고 있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정치에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청년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정당을 초월해 청년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장지웅 후보(서울 중성동갑)는 "'이명박근혜' 정부 8년 동안 청년정책의 역사는 실패의 역사"라며 "20대 국회는 실패의 역사를 끝내야 한다. 고용, 주거, 교육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청년정책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거·등록금 등 청년문제 각론서 이견
토론회에 초청된 각 정당의 청년대표자들은 같은 세대의 문제를 공유하면서도 개별적인 청년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시각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청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대학생 연합기숙사 확대', '행복주택 지속공급'을 대책으로 내놨고, 더민주는 '대학기숙사 수용률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공공임대 공급확대·전월세 부담 절감'을 제시했다.
국민의당은 새로운 정책 대안보다는 성과가 입증된 기존 정책의 시행 범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접근법을 선택했다. 국민의당은 서울 노원구에서 실시하고 있는 '어르신-대학생 홈셰어링'을 예로 들었다.
정의당은 '월세보증금 안심대출(최대 2000만원)', '국가 주도의 공정주택·공공원룸 연 15만호 공급'을 제시했다. 특히 대학생을 포함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정책개발 과정에 반영했다.
◇청년정치 현실에 대한 갈증 커
주제가 청년들의 정치 참여로 넘어오자 청년대표자들은 서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청년정치 소외' 현실에 대한 갈증을 풀어냈다.
정의당 장지웅 후보는 각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당을 떠나서 청년정치인이 한 명이라도 더 (국회에) 들어가는 게 청년 세대의 중요한 이슈였다고 생각하는데, 가산점이 주어져도 청년후보자들이 경선도 통과 못하고 컷오프 되는 걸 보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유영업 위원장은 "청년후보자들에 대한 지원 자체가 어렵다. 후보 등록비나 선거운동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데 시스템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정당법을 개정해 모든 정당의 예산 10%를 청년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고민해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성용 위원장도 "새누리당의 경우 이준석 후보 같은 분들이 활약하고 있지만 신선함이라는 명목 아래 반짝스타를 요구하는 실정"이라며 "당 안에서 청년정치인을 육성하고 공천에서도 반영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당 지도부에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장경태 대변인은 "청년들이 정당 내에서 기득권을 가져본 적이 없다"며 "청년후보자들이 경쟁력을 갖춰도 경선 비용만 1200만원이 들고, 경선을 통과해도 선관위 후보 등록비에 선거운동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청년정치인에게 불리한 한국 정치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초청 청년정책토론회'에서 원내 정당을 대표해 나온 청년대표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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