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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글로벌이슈)글로벌 증시 질주..넘치는 유동성
2015-04-28 07:14:30 2015-04-28 07:14:34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주요국 증시가 넘쳐나는 유동성에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중국과 일본 증시는 나란히 최고가를 돌파했고 미국의 나스닥 지수도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고가 행진에 거품 논란이 일고 있지만, 주요국 증시는 정부 정책과 통화완화 효과에 힘입어 당분간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업 실적도 생각보다 좋게 나와 주가 상승에 이바지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기쁨의 탄성을 지르고 있을 무렵, 그리스는 부채 위기 불안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협상이 성사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돈줄을 쥐고 있는 채권단은 그럴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인다.
 
■미국
 
▶미국 실적 중간평가..76% 기업 순이익, 예상치 넘어서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S&P500 지수에 상장된 기업들 중 11%의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76% 기업의 순이익이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의 70%와 비교하면 괜찮은 수치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낸 기업이 47%에 그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전에 기록한 58%에 한참 밑돈 탓이다. 매출이 줄면 기업의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매출이 위축된 원인으로는 달러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부터 지난달까지 달러인덱스는 무려 15% 급등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고 수익은 감소하기 마련이다. 크리넥스나 하기스를 수출하는 킴벌리클라크 처럼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올 한해 순이익이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부진하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늦춰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예멘 불안에 올해 최고치로 '급등'
 
국제 유가가 예멘 불안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8% 오른 57.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최고치다. 지정학적 불안감이 고조된 여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공습을 재개해 중동 원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사우디와 그 동맹국은 예멘 내부에 자리하고 있는 시아파 반군 후티를 몰아내기 위해 한 달이 넘게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 감소 전망도 유가를 뒷받침했다. 일각에선 셰일 오일 생산량이 줄어들면 배럴당 유가가 80달러선 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세계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미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은 정부 유류 보조금이 사라지고 관련 세금이 올라가는 추세라 유가 하락이 세계 성장률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유리보 금리 마이너스대로 '뚝'..저축률 하락 우려
 
유럽에 돈 빌리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유럽 은행 간 단기자금 조달 금리인 유리보 마저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21일 3개월짜리 유리보 금리는 -0.001%로 떨어졌다. 유리보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효과로 채권 금리가 곤두박질 치더니 이젠 유리보 마저 마이너스선으로 떨어졌다. 유리보를 비롯한 각종 금리 인하 현상은 돈을 빌려주는 사람에게 불리하다. 예전엔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를 받았는데, 이젠 돈을 꿔주고도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리보 하락이 예금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저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채무상환 시일 코앞..협상 전망 어두워 
 
그리스 채무상환 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구제금융 협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만나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자금 마련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돈줄을 쥐고 있는 채권단은 냉담하기만 했다. 채권단은 그리스의 노동정책과 공무원 연금안, 민영화 계획 등 경제 개혁안이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식으로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그리스는 구제금융 분할금 720억유로를 얻을 수 없다. 이 말은 그리스 정부가 채무를 상환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4월 말쯤 그리스 국고가 고갈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가 돈을 못 갚고 디폴트(채무줄이행)를 선언하면 그리스 경제는 물론이고 돈을 빌려줬던 국가와 금융권도 혼돈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
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영국 총선 보름 앞..양당 지지율 '박빙' 
 
영국 총선을 보름 앞두고 양대 정당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유고브가 실시한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35%를 얻어 집권 여당인 보수당을 1%포인트 차로 앞섰다.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큰 의미없는 격차다.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은 15%, 자유민주당은 9%로 그 뒤를 따랐다. 지지율 결과가 보여주듯,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그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어느 쪽이 제1당이 되든 자유민주당에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은 부유층 면세 혜택을 폐지하고 담배회사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겠다는 공약으로 표몰이에 열중했다. 국민건강보험(NHS) 종사자들의 예산을 증액하고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안도 제시했다. 이에 맞서는 보수당은 호화 부동산 소유자나 외국인 등 소득 상위층에 세금을 더 걷겠다고 약속하고 외국인 부유층의 국외 소득에 대한 면세도 폐지하기로 했다.
 
▶EU 난민 대책 수립..거취 합의는 실패
 
유럽연합(EU)이 난민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주말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돼 수백명이 죽자 대책 회의가 열린 것이다. 23일 EU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각종 지원책과 인신매매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성명 초안에는 지중해 순찰 비용을 세 배 증액하고 밀수범들이 이용하는 선박을 색출해 파괴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난민 구조작전 '트리톤'에 투입되는 자금은 매달 300만유로에서 900만유로로 늘어날 예정이다. 개별국 중에는 독일이 군함 HMS불워크와 헬기 3대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은 군함 3척과 헬기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이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많다. 난민 거취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스틴 포사이스 세이브더칠드런 대표는 "지중해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은 단순히 사고가 났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 대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아시아
 
▶글로벌 증시 상승..일본 증시 2만선 돌파  
 
주요국 증시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 증시는 2% 넘게 급등하며 4400선을 돌파했다. 중국의 지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12개월래 최저치인 49.2를 기록한 덕분이다.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악재가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일본도 이런 분위기에 합류했다. 22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2만선을 넘어섰다. 유동성 확대 정책의 효과로 풀이된다. 엔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주가에 청신호를 보냈다. 엔저는 일본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바다 건너편의 미국 증시도 질세라 기록을 경신했다. 23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56.06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기업 실적이 호전되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증시 전광판 앞으로 사람들이 걸어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중국 4월 제조업 위축..수요 줄고 물가 하방압력 커 
 
중국 제조업 경기가 위축됐다. 지난 23일 HSBC는 4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확정치이자 전문가 예상치인 49.6을 밑도는 것이다. 1년래 최저치이기도 하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위축을 의미한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물가 하방 압력이 거세져 제조업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제조업 PMI는 두 달째 위축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부문 일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라 중국 경기 둔화 불안감마저 불거졌다. 다만, 4월 신규 수출이 그나마 개선돼 조만간 확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란 희망이 싹텄다.
 
▶아베, 야스쿠나 참배..중·일 회담 이뤄진지 하루만 
 
중·일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일본 아베 내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일었다. 22일 아베는 초당파 의원들을 대동하고 야스쿠니 신사의 예대제 행사에 참가했다. 아베의 측근인 에토 세이치 수상보좌관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에리코 국가공안위원장도 아베와 동행했다. 아베 내각의 각료가 예대제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개인 방문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앞서 대화를 나눴던 중국은 일본의 역사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이 오랜 침략의 역사와 군국주의를 반성할 때만 중·일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중국 지준률 두달 만에 또 '인하'..추가 부양 가능
 
중국이 두 달 만에 또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19일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 은행에 대한 지준율을 1%포인트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제 지준율은 18.5%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에도 지준율을 0.5% 인하했다.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된 터라 지준율은 여기서 또 인하될 수 있다. 경제지표 악화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대로 가다간 경제 성장률이 목표치인 7.0%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란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중국의 물가상승률도 현재 1.4% 수준으로 정부 타겟인 3%에 한 참 밑돌고 있다. 성장률 전망도 회의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6.8%, 내년 6.5%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7.4%와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치다. 이에 따라 중국이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이란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중국 지급준비율 추이 (사진=로이터통신)
 
윤석진 국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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