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호주는 한국산 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정부의 쌀 수출 지원 강화 기조에 힘을 얻어 쌀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목할만한 국가다.
더구나 호주는 정부의 간섭도 적어 수출 전략만 잘 짠다면 충분히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11일자로 쌀 수출 추천제가 65년 만에 폐기되면서 정부의 쌀 수출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호주 쌀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쌀 수출량 중 35% 호주로 수출
한국에서 수출 되는 쌀 가운데 상당 부분은 호주로 간다. 호주의 쌀 시장은 정부의 지원이나 간섭이 거의 없는데다 관세가 0%여서 한국산 쌀이 들어가기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쌀 수출량 1992톤 가운데 693톤(35%)이 호주로 수출됐다. 2위를 차지한 러시아(143톤)와 비교해도 5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호주에서는 같은 단립종이라도 한국산 쌀이 미국산에 견줘 더 선호된다. 지난 2011년 호주에 장기 가뭄이 발생하며 수입 쌀 가격이 오르자, 호주인들은 한국산 쌀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한국산 쌀(20kg) 가격은 47~49호주달러대에서 형성됐다. 미국산 쌀(25kg 47호주달러) 보다 비쌌지만 격차가 평시(20호주달러)에 비해 훨씬 좁아지자 한국산 쌀이 선택을 받은 것이다.
한국산 쌀의 또 다른 꾸준한 수요처는 고급 레스토랑이다. 호주로 수출되는 한국산 쌀 가운데 30%가 식당에서 소비 되고 있는데, 이들은 한국산 쌀의 품질이 뛰어나다며 지속적으로 한국산 쌀을 구매하고 있다.
호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 A씨는 "비싸더라도 한국산 쌀을 고집하는 이유는 손님들이 낱알의 크기나 밥의 끈기 등을 통해 그 맛을 바로 알기 때문"이라며 "한식당뿐 아니라 고급 동북아 식당들은 한국산 쌀의 든든한 후원자"라고 말했다.
호주가 수입 쌀에 관세를 전혀 두고 있지 않은 점도 한국산 쌀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관세는 단위(kg)당 가격에 매겨지는데, 단위 가격이 높은 한국산 쌀 특성상 비관세가 적용되면 다른 해외 쌀과의 가격 차가 상대적으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과 호주 간 긴 수교 역사도 쌀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호 수교는 올해로 54년차를 맞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수출 지원을 국가별로 다르게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 정부가 (호주 정부와) 유지해 온 우호적 통상 관계는 호주에 진출하려는 기업에게 또 다른 차원의 지원"이라고 밝혔다.
◇기능성 쌀 시장 기반 약해..가격 격차 좁혀야
다만 쌀 수출국으로 호주를 선택하기 전 몇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호주는 검역상의 이유로 백미 형태만 수입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현미 등이 호주에서는 도정되지 않은 채라 수입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호주는 기능성 쌀 시장 기반이 약하다. 최근 들어서야 몇몇 제품이 출시되면서 인지도를 확보해나가기 시작한 단계다. 고품질 기능성을 경쟁력으로 가진 한국산 쌀이 호주에서 진가를 발휘하기까지 시차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높은 품질에 비해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호주로 수출되는 주요 한국산 쌀 서래야쌀(충남 서천), 당진 해나루쌀(충남 당진), 하옹촌쌀(경남 하동) 등은 20kg당 58~60호주달러 가격대에서 팔리고 있다. 호주산과 미국산에 견줘 가격이 2배 이상 된다.
품질이 떨어지는 다른 해외 쌀만큼은 아니더라도 생산비 절감을 통해 가격 격차를 좁히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호주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호주로 수입되는 한국산 쌀 70%가 한인마트로 가는데, 한인마트를 찾는 사람들조차 비싼 가격 때문에 한국산 쌀 구매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실제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한인마트에서 쌀을 구매하는 사람들 가운데 70%는 호주산 쌀을 택한다. 호주 선라이스(SunRice)사 제품이 찰기가 떨어지는 등 품질이 낮지만, 한국산과 같은 품종(단립종)임에도 가격은 반절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쌀 생산 및 유통비 절감과 고급 외식업체의 해외진출 지원 강화, 한식의 고급화 마케팅 등이 주문되는 이유다.
◇해상보험·운임 비싸..통관절차도 길어
호주 수출 시 해상보험과 운임 등은 가까운 일본이나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해 높은 점도 유의해야한다. 호주 수출 시 해상보험율은 0.4%로, 일본(0.1%)과 말레이시아(0.2%) 보다 높고, 운임료는 600달러로, 일본(170달러) 말레이시아(450달러) 보다 비싸다.
이밖에 검역 및 통관절차가 5~7일에 이르는 등 다른 주요 수입국들(2~5일) 보다 긴 점 등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호주검역당국(AQIS)은 자국 내 수입식품검사체계(IFIS)에 따라 한국산 쌀에 대해 위험분석관리를 실시하는데, 이 절차가 오래 소요된다. 이를 성공적으로 통과하지 않는 쌀은 수입될 수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부와 aT센터, 농진청이 3각도로 쌀 수출 지원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며 "시장을 정부가 리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보 제공, 통관 지원 등을 통해 도울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해 수출 지원을 앞으로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aT 농수산물수출지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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