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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큐 교수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2009-04-21 06:18:58 2009-04-21 06:18:58
극심한 경기침체로 대출이 줄어들면서 돈이 돌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 금리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리는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이색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 하버드대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19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FRB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내린 뒤 장기채권 매입을 발표했지만 이는 효과가 불투명하고 위험도 따른다면서 금리를 제로(0) 이하로 내리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를들어 금리가 마이너스 3%라면 사람들은 100달러를 빌린 뒤 1년후 97달러만 갚으면 되기 때문에 대출과 수요 진작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대출자 입장에서는 돈을 빌려줄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아무도 돈을 대출해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맨큐 교수는 한 학생의 제안이라면서 자금을 보유하면 손해를 보도록 하는 방안을 제기했다.

FRB가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중 한 숫자를 선택한 뒤 화폐에 적힌 일련번호가 이 숫자로 끝나는 화폐는 1년 뒤부터 법정화폐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자금을 보유하는 수익률이 갑자기 마이너스 10%가 되기 때문에 손해를 덜 보는 마이너스 3%의 이자로도 돈을 빌려주려는 수요가 생기게 된다.

물론 손해를 보면서 자금을 보유하거나 빌려주지 않고 새 자동차를 사는 등 물건을 사는데 써버리겠다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이 역시 소비를 진작하는 결과가 된다.

맨큐 교수는 마이너스 이자 개념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19세기말 독일 경제학자 실비오 게젤이 자금 보유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주장하기도 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FRB가 인플레이션을 이용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FRB가 스스로 상당한 수준의 인플레를 조장한다면 명목 금리는 제로로 남아있겠지만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사람들이 평가절하된 달러로 제로 금리의 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대출과 소비 증가에 상당한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얘기다.

맨큐 교수는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라고 보는 학자들에겐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포용하는 이런 논리가 충격을 주겠지만, 다소의 인플레가 다음 세대에 빚더미를 남겨주는 일련의 재정적 조치들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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