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박상인 서울대학교 교수
2014-12-02 16:21:28 2014-12-02 16:21:33
앵커) 토마토 인터뷰 시간입니다. 시청자 여러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고 하면 삼성이 먼저 떠오르시죠? 이건희 회장이라는 인물의 상징적인 의미까지 더해져서 대한민국 최대, 혹은 최고의 재벌그룹으로도 평가되고 있는데요. 최근 이 회장이 건강악화로 직접 경영에 나서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삼성이 어떻게 후계구도를 형성하느냐. 혹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느냐가 대한민국 경제는 물론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해 오신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님(경실련 재벌개혁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삼성이라는 특정기업의 구조개편에 전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삼성이 끼치는 대국민 영향력이 크다는 것일텐데요.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사업구조 개편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우선 간단히 설명해주시죠.
 
박 교수) 2013년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GDP대비 23.4%, 자산총액은 GDP 대비 39.1%입니다. 또한 삼성그룹 상장회사 17개사는 전체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22.5%를 차지했습니다. 그 중 삼성전자만으로도 시가총액의 15.5%가 되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체 상장회사 영업이익의 20.4%였습니다.
 
삼성그룹과 삼성전자의 한국경제에서 비중이 과도하게 높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사업구조개편은 단지 총수일가의 집안문제나 일개 기업문제로 치부될 수 없는, 한국경제와 사회에 미칠 파급효과가 매우 큰 ‘공적’ 영역의 문제입니다.
 
앵커) 삼성의 지배구조개편작업은 지난해부터 가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삼성SDS의 상장이 있었고, 조만간 삼성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의 상장이 예정돼 있습니다. 두 회사의 상장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박 교수) 2013년 가을부터 삼성그룹은 계열사 간 합병, 영업양수도, 회사분할, 지분 정리 등을 통해 3세로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 왔습니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은 이런 경영권 승계를 위한 1단계 준비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경에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즉, 총수일가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의 금산복합 출자구조를 이용해 70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현행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증여,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안,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중간금융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이 있습니다.
 
1단계 준비 작업은 경우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응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할 것인지 그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박 교수) 총수일가 입장에서는 삼성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의 과도한 보유 문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이부진, 이서진 사장에게로 계열분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각각 포괄하는 금융지주회사와 일반지주회사로 계열분리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동일인의 지배 하에 두고 싶어한다는 의미에서 단점이라고 받아드릴 것입니다.
 
결국 삼성그룹 총수일가는 궁극적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체제를 선호할 수 있습니다. 즉, 지주회사체제의 이점과 금산분리를 하지 않는 이점을 동시에 챙기고 싶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런 편법적 제도가 아닌 진정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통해 자연스럽게 금산분리가 이뤄지는 것이 국민경제 관점에서는 바람직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위기가 삼성생명으로 전이되고 국가경제의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금산분리입니다.
 
앵커) 최근 있었던 삼성의 방위산업 및 화학계열사 매각도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지배구조개편 및 승계과정으로 봐야할까요?
 
박 교수) 삼성의 방위산업 및 화학계열사 매각은 삼성그룹의 장기적 사업 부문 정리의 일환일 수 있으나,이 역시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이부진 사장 몫으로 생각했던 삼성종합화학의 처분은 오히려 이부진 사장이 다른 부문을 궁극적으로 물려받을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앵커) 삼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핵심은 편법적인 상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국회차원의 보험업법 개정안 등이 논의중인데요. 편법상속을 막기 위한 현행법의 한계는 무엇이고, 또 바람직한 개정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박 교수) 보험업법 개정은 삼성생명이 위험분산의 원칙을 무시하고 삼성전자 주식에 이른바 몰빵하고 있는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현상을 정상화하기 위해 것입니다.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그룹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지 않기가 힘들 것입니다.
 
한편 지난 14일 삼성SDS가 상장되었는데,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는 삼성SDS의 주가 40만원 기준으로 평균 336배에서 360배의 차익을 거둔 것입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 삼남매의 대박은 삼성SDS BW 저가 인수라는 불법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삼성SDS를 키우는 터널링이라는 편법을 사용한 대박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합니다.
 
즉, 로또 대박처럼 공정한 룰에 의해 운 좋은 사람이 선택된 것도 아니고, 혁신가 대박처럼 혁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기업가 정신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이용한, 고도로 계산된 범법과 편법으로 아랫사람들이 만들어 바친 대박일 뿐인 것입니다.
 
2013년 6월에 개정된 공정거래법과 2014년에 시행된 개정시행령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터널링을 정당화하는 법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터널링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의 재개정이 필요합니다.
 
앵커) 네. 삼성이라는 기업의 영향력만큼이나 앞으로 벌어질 일들도 관심을 받게 될 것 같네요. 오늘 짧은 시간이지만 삼성그룹 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박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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