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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곽도원, 송강호을 빛나게 한 남자
2013-12-10 11:41:46 2013-12-10 11:45:43
◇곽도원 (사진제공=NEW)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 '변호인'은 故 노무현 대통령과 1981년 부산에서 발생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컸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을 토대로 만든 캐릭터를 송강호가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기에 충분했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영화는 훌륭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정치적인 해석보다는 상식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슴을 때렸고, 긴장감을 높이는 연출 기법 역시 놀라웠다.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 역시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송강호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고, 김영애는 말할 것도 없고,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의 연기는 '노래보다는 연기를 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뛰어났다.
 
3분짜리 롱테이크나 "계란은 살아있고, 바위는 죽은 것"이라는 대사 등 여러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이상하게도 지워지지 않는 잔상은 배우 곽도원의 모습이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막강한 검사를 맡으면서 이름을 알린 곽도원은 현재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검사 이미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캐릭터로 일관했다. 연기력은 출중하지만 뭔가 아쉬운 맛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변호인'에서 곽도원은 남달랐다. 무겁고 강렬한 악역은 이제껏 이미지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다른 대목은 분명히 있었다.
 
극중 곽도원이 맡은 차동영 경감은 '부림사건'을 주도하고, 어린 대학생들을 마구잡이로 고문하는 역할이다. 그러면서 "빨갱이를 잡는게 애국"이라고 외치는 인물이다. 사납고 무섭다.
 
특히 고문하는 장면이나 송강호와 대적하는 장면에서의 곽도원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강하다. 몇몇 표정에서는 공포스러운 느낌까지도 든다. 대배우라고 불리는 송강호의 기에 절대 밀리지 않기 때문인지, 송강호의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한다. 
 
두 사람의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지는 공판 장면은 이 영화의 최대 하이라이트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는 송강호의 대사에 전율이 느껴지는 건 악독하기 짝이 없는 곽도원의 무게감이 균형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곽도원이 있었기에 송강호의 연기가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그가 보여준 몰입도와 집중력은 국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오랫동안 연극판에서 연기 내공을 쌓은 곽도원은 2003년 영화 '여섯개의 시선'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후 크고 작은 역할을 오고가던 그는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얼굴을 비춘 뒤 '베를린', '분노의 윤리학' 등 다양한 영화와 SBS '유령', KBS2 '굿닥터' 등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매번 매서운 연기를 선보이면서 극을 사로잡고 있는 곽도원.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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