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금통위)⑦"금통위원 공석 방치 막을 법제도 필요"
2011-12-15 06:00:00 2011-12-15 06:00:0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한국은행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심의·의결하고 국내 거시경제의 흐름을 조절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한다. 한은 금통위는 독립적 금리결정을 통해 '자본주의의 최대 적(敵)'으로 불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예방·관리하고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국가 기구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물가가 치솟고 금융불안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독립적 역할 수행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는 1년이 넘도록 금통위원을 공석(空席)으로 방치해 놓은 한은과 청와대 등 관계 당국의 무책임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금통위원 공석에 따른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⑦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공석사태는 재정부의 열석발언권 행사와 함께 MB정부 이후 금통위 독립성 훼손을 상징하는 두가지 큰 사건이다. 한은 노조와 시민단체, 국회까지 금통위 독립성 훼손과 이에 따른 통화정책 실패를 우려하고 있지만 한은도 청와대도 별 반응이 없다. 
 
이 같은 사태는 일차적으로 임명권을 갖고 있는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외면한 탓도 있지만 이를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로펌 관계자는 "한은과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금통위원 공석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판단된다"면서도 "이같은 행태를 제재할 법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손을 쓰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즉, 허술한 법제도가 통화정책 실패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 관계자도 "금통위원 공석 방치는 현행 법률상 이를 처벌할 만한 조항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이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금통위원 임명시 인사청문회 거쳐야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 임명절차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선 금통위원 공석이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금통위원의 궐원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국회 관계자는 "금통위원의 결원시 후임자 임명까지 전임자가 직무를 유지하게 하거나, 추천기관에 대해 추천기간을 명시하여 이를 지키지 못할 시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하는 등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 총재 및 금통위원을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도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전 금통위원)는 "공석이 된 금통위원은 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하는 자리인데 공석이 지속됐다는 것은 실상 추천권은 형식에 불과하고 결국 청와대 뜻에 따라 임명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허울뿐인 기관추천제의 폐해를 막기위해서 금통위원 임명시 인사청문회와 같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의 경우 미국에서는 연준이사회 의장과 이사의 임명은 대통령이 하지만 상원 인준이 필요하며, 인준과정에서 청문회를 거친다. 영국과 유럽중앙은행 역시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우리나라는 한은법 개정으로 오는 2014년부터 한은 총재 임명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경실련 관계자는 "중앙은행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한다면 한은 총재 뿐 아니라 금통위원 임명에 있어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보다 짧은 금통위원 임기..독립적일 수 없어
 
임기도 논의 대상이다. 한은 총재와 금통위원 임기는 현행 4년으로 1차에 한하여 연임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이 5년 임기임을 고려해 볼 때, 상대적으로 짧은 임기로 인해 독립성과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4월에는 7명 금통위원 중 이주열 부총재(당연직 ,임기3년)를 비롯해 강명헌 , 최도성, 김대식 금통위원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금통위원 5명을 한꺼번에 임명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문제는 금리인상을 주장해왔던 최도성, 김대식 금통위원의 후임 2명과 공석까지 현 정부 입맛에 맞는 비둘기파가 임명된다면 7명 전원이 비둘기파로 채워질 수 있어 통화정책의 쏠림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실장은 "현재처럼 거의 같은 시기에 위원의 절반가량이 바뀌는 것은 금통위의 중요한 역할을 감안할 때 큰 문제"라며 "임기를 늘려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전문성에 입각해 통화신용 정책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영란은행 5년, 일본은행 5년, 유럽중앙은행 8년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 총재 임기는 대통령과 총리 임기보다 길다. 미국은 연준이사 임기는 14년 이며 의장은 4년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연임을 통한 장기재직이 가능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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