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박정원의 그룹 미래 '픽' 두산퓨얼셀, 넘어야 할 허들 산적
그린뉴딜 등 '한국판 뉴딜' 예산낭비 우려
SK그룹 등 연료전지 시장 경쟁 치열 전망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 지속
입력 : 2020-10-30 09:30:00 수정 : 2020-10-30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7: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태영 기자] 두산(000150)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가운데 박정원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한 '캐시카우'로 두산퓨얼셀(336260)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인 수소경제의 첨병으로의 기대감 이면에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그린뉴딜의 장및빛 전망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관련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안정성 저하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27일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 매끄럽게 이뤄질 경우 약속했던 3조원 규모의자구안을 빠르게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그룹을 다시 살릴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박 회장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두산퓨얼셀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지원을 받은 후 3조원 규모 자구안 계획을 내놨다. 이후 클럽모우CC, 두산솔루스(336370), 두산타워 등 5곳의 자산을 매각했고, 두산중공업(034020)은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사재출연과 두산퓨얼셀 블록딜(지분 시간 외 대량 매매) 등으로 현재 2조원가량의 금액을 마련했다.
 
업계의 관측보다 빠른 자구안 이행을 감안하면 두산그룹의 이후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그 중심에는 오너의 낙점을 받은 두산퓨얼셀이 자리하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 신재생, 차세대 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그린뉴딜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정원 회장. 출처/두산그룹
 
정부는 지난 15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어 5개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전력시장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의 일정량 구매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수소제조용 천연가스 공급체계를 개선해 가격을 최대 43% 인하하고 민관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본격적으로 구축한다. 
 
특히 정부는 2040년 연료전지 보급량 8GW를 달성하고 향후 20년간 25조원의 투자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기자재 공급과 연료전지 발전소에 대한 장기유지보수 서비스 용역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40년 내수시장에서 8GW 발전을 위해 연평균 350~400MW의 기자재 발주가 필요하다"면서 "내수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유지할 경우 2023년 이후 매출 1조5000억~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린뉴딜을 포함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책연구기관에서까지 관련 보고서가 나왔다. 핵심은 2025년까지 국비 114조원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관련 사업이 효과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1년 예산안 및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평가’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물론 정부 기조에 따라 관련 산업이 성장한다고 해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두산퓨얼셀뿐 아니라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만만치 않은 경쟁을 뚫어야 하는 큰 숙제가 남았다.
 
두산퓨얼셀과 SK건설은 최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산화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형 SOFC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SOFC 개발에 2023년 말까지 72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음날에는 SK건설이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생산 공장의 준공 기념 개관식을 열었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미국 블룸에너지가 SOFC 국산화를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업계에서는 SK건설이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SK건설은 이번 구미 SOFC 생산 공장을 내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50MW(메가와트) 설비를 갖추고 2027년 400MW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두산퓨얼셀은 내년에 SOFC 생산 공장 건설에 착공해 2023년까지 기술 개발과 공장 설비를 마칠 계획이다. SOFC 생산 설비를 향후 140MW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두산퓨얼셀의 지속적 투자를 위한 재무안정성은 현재 흔들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두산퓨얼셀의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내렸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추가 하향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한기평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두산과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사업안정성 저하와 계열지원부담 확대가 이뤄질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은 운전자본투자, 자본적지출, 과중한 배당금 지급, 계열사 자금 지원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되는 추세를 보였다. 2018년 6월에는 두타몰 흡수합병으로 자회사 차입금이 승계돼 재무안정성이 나빠졌다. 2019년에는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로 차입금이 확대됐다. 2015~2019년 별도 기준 순차입금 증가액은 70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부채비율 역시 64.9%에서 121.6%로 2배가량 늘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에서 자구안 이행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두산퓨얼셀의 경우 앞으로 연료전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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