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우리나라를 관통한 가운데 제10호 태풍 ‘하이선’까지 오는 7일 남부 내륙 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제습기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제습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수량은 지난 48년 동안 국내 52개 지점 관측 기록 중 세 번째로 많았다. 특히 집중 호우와 함께 제8호 태풍 ‘바비’가 올라왔던 지난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평년 강수량의 두 배 넘는 비가 내렸다.
한 달 넘게 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제습기 수요도 덩달아 상승했다. 신일전자는 올해 1~8월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19% 증가했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마른 장마의 영향으로 제습기 판매가 주춤했지만, 올해는 이른 장마와 장마 기간도 예년보다 길어 제습기가 필수 여름가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닉스도 지난 8월1일부터 2주 동안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0% 급증했다. 올해 1~8월까지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나 길어진 장마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봤다. 쿠쿠의 2분기 제습기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했다.
장마가 끝나고 연이어 태풍이 올라오자 제습기 업계는 다시 한 번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태풍이 지나가는 시기보다는 태풍이 완전히 지나간 후 날씨가 습해질 때쯤 제습기 수요가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9월 실적도 상황을 봐야하겠지만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자사 제품을 리뉴얼하는 한편 고객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일전자는 24시간 작동 시 제습 가능한 일일 제습량이 23리터에 달하는 대용량 제습기를 선보였다.
쿠쿠는 공기청정과 제습 기능이 모두 가능한 ‘인스퓨어 공기청정 제습기’를 출시하고 타사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위닉스는 국내 업체 중에선 가장 많은 라인업인 10가지 제습기 모델을 출시하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한다.
신일전자 23리터 대용량 제습기. 사진/신일전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