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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미국, 코로나19 치료제는 싹쓸이에 WHO까지 탈퇴?

"백신개발 등 전세계적 차원의 팬데믹 대응 저해할 것"

2020-07-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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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미국이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싹쓸이하며 자국 우선주의 행보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세계보건기구(WHO)탈퇴를 공식화했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백신 개발 등 팬데믹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협력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WHO 탈퇴를 통보했다. 미국의 WHO 탈퇴가 확정되는 것은 1년 뒤인  2021년 7월6일부터 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WHO가 미국을 최대 지원국으로 두고도 중국 눈치만 보다가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며 탈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갈등을 빚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4억달러(약 4788억) 이상을 지원하는 세계보건기구의 최대 단일 기부국으로 WHO 전체 예산의 15%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 결정은 국민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전세계적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은 트위터에 "미국의 생명이나 이익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인을 병들게 한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지시각 6일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 수는 300만명을 넘었다. 미국은 지난달 25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선 이후 매일 5만명 안팎으로 환자가 나올 만큼 증가세도 가파르다. CNN도 "일각에서는 현 시점에서 미국의 WHO 탈퇴는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임상시험과 함께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바이러스를 추적하려는 노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앞서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싹쓸이하며 '미국 우선주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은 오는 9월말까지 길리어드가 생산하는 렘데시비르 물량의 92%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7월 생산량 전부를 싹쓸이했고 8, 9월 생산량의 90%를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회복 기간을 31%가량 줄이는 렘데시비르 물량은 독점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저지, 예방 등 국민건강을 위한 글로벌 공동대응에는 안일하다는 비판이 많다.
 
트럼프 행정부의 WHO 탈퇴결정은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그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쟁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당선되면 즉시 WHO에 합류해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NN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1920년 이후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무렵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가 4개월 후 대선에서 패배한 적은 없다. 지난 2일 몬머스대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53%보다 12%포인트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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