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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조계종 노조, '생수비리' 페이퍼컴퍼니 운영자 고발

사기·횡령 혐의 주장…피고발인은 '프로포폴 불법투약' 병원장

2020-06-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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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조합이 조계종의 생수 사업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에 개입된 페이퍼컴퍼니의 실제 운영자로 한 성형외과 원장을 지목해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원장은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 등에 대한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대한불교조계종지부 등 불교시민단체는 스님과 신도 156명을 대리해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I성형외과 원장 김모씨를 사기, 횡령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고발장에서 "지난 2010년 대한불교조계종이 '감로수'란 상표의 생수 사업을 시작했고, 불자들이 구매하는 생수 500㎖ 한 병에 50원씩 김모 원장에게 마케팅과 홍보수수료 명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하지만 J사는 '감로수' 생수 홍보를 한 바가 없고, 실제 능력도 의지도 없는 유령사업자임이 법정에서 I성형외과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J사는 김 원장의 모친인 이모씨가 대표이사, 김 원장이 감사로 구성된 유령회사"라며 "김 원장은 '감로수' 마케팅과 홍보수수료 5억원에 이르는 돈을 본인의 성형외과 임대료와 경리 직원 인건비, 스포츠카 비용으로 횡령한 사실이 경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이들 단체는 "J사 주소지가 감사 김 원장의 I성형외과란 것을 통해 가족 페이퍼컴퍼니란 것을 알게 됐다"며 "또 J사의 이사로 자승스님의 속가동생이 3년간 이사로 재직했고, 김 원장이 자승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의 이사로 6년간 재직한 사실을 추가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성형외과는 일반 환자를 받지 않고 VIP만 상대하는 불법 의료시술의 온상임이 밝혀지고 있다"며 "현재 병원은 폐쇄된 상태지만, 스님들이 성형외과를 출입한다는 과거의 소문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만약 자승스님이 성형외과 고객으로 김 원장의 인연이 있었다면 J사 로열티와 의료시술의 대가성 여부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I성형외과에서 피부미용 시술 등을 빙자해 자신과 채승석 전 대표 등에게 총 148차례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간호조무사 신모씨에게 무면허 의료 행위를 지시하고, 불법 투약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폐기하거나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검사 김호삼)는 지난달 27일 채 전 대표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재벌 2세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I성형외과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채 전 대표가 프로포폴을 투약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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