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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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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알고 싶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민낯

해킹·횡령부터 파산·미출금·자살설까지 잇달아 발생

2019-03-28 21:30

조회수 : 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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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암호화폐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은 암호화폐 거래소 직원들이었습니다. 당시 단타(단기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블록체인 프로젝트 상장 여부 등 암호화폐 시세에 영향을 미칠 이슈나 현장을 잘 아는 이들이 부러웠던 까닭입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새 암호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거래소 임직원의 횡령과 파산부터 해킹과 입출금 정지, 거래소 대표 자살설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어두운 이면도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투자자가 유빗(현 코인빈)에 게재된 해킹 관련 공지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루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거래소지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추레한 민낯도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미성년자와 외국인의 투자를 막고 실명확인계좌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원화 입출금이 막힌 중소형 거래소들은 법인계좌(벌집계좌) 형식으로 우회적인 투자책을 제공했고 관련 규제나 법령이 부재함에 따라 이를 악용한 사례도 많아졌습니다.
 
실제 올해만 보더라도 과거 대규모 해킹 피해가 발생했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유빗 후신)이 지난 2월 부채 증가와 임직원 모럴 해저드(도덕적해이) 등을 이유로 갑작스레 파산을 선언했으며 이미 4차례나 보이스피싱을 당한 트래빗은 현재 원화 입·출금 계좌를 막고 있습니다.
 
잦은 출금 지연으로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던 올스타빗에서는 대표의 재산이 가압류되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퓨어빗과 코인업 등 사기성 암호화폐공개(ICO)도 기승을 부렸습니다. 정부 정책의 부재 속에 혼탁함이 가득한 '무법지대'가 된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입니다.
 
기자 또한 거래소 실태를 고발하는 다양한 제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트래빗의 경우 자산대비 예치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고객의 예치금이 이미 다른 곳으로 유출되는 등 횡령 우려가 있다는 지적부터 입출금 정지로 인해 1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예상된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올스타빗 역시 자매사인 카브리오빗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있었고 한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암호화폐 상장과 관련해 비리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자살했다던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가 살아 돌아온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5일 탑비트는 긴급 공지를 통해 김경우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해당 공지에서는 임직원의 근무를 재택으로 변경하고, 사무실에 내방하더라도 응대할 수 없다는 얘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글을 작성한 해당 직원은 “월급을 받지 못했다”면서 ‘같은 피해자’라고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이 사건은 26일 김 대표가 “마켓 메이커를 자처하는 모 투자자들로부터 협박과 강요를 받았고, 이를 견디지 못해 자살로 위장해 잠적하게 됐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일단락 됐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는 바닥을 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현재까지 설립된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만 300곳이 넘는다고 하니 더더욱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규제가 시급해 보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자정노력이 전제가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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