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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거절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2018-08-17 09:11

조회수 : 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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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영화 데뷔를 앞둔 한 감독의 하소연이다. 충무로 경력 20년차의 베테랑 영화인이다. 본격적인 상업 영화 연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영화 제작 전분야의 스태프 경력과 제작자로서의 경험까지 고루 갖춘 중견 영화인이다. 이제 연출 필모그래피를 준비 중이다. 데뷔작으로 완성한 시나리오는 로맨스 멜로 장르. 신인 감독의 데뷔작으로선 가장 무난한 장르다. 비교적 적은 제작비와 인지도 측면에서 B급 내지 C급 이상이면 가능한 배우들이라면 무난한 성적을 거둬 들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충무로 현장 시나리오 모니터링 점수도 꽤 높았다. 일부 제작사에선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대형 투자 배급사 2곳에서 이 감독의 시나리오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문제는 컨택(영화계에서 투자사의 선택을 받았느냐를 뜻하는 단어)이냐 거절이냐의 기로에서 이 감독이 연거푸 말도 안되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제 3자의 입장에서 듣고 있자면 정중한 의미의 거절이다. 하지만 이 감독 입장에선 일종의 ‘희망 고문’으로 다가온다. 그 역시 거절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나’란 간절함이 앞선다.
 
 
 
“OOO배우도 좋죠, 그런데 박보검이나 송중기는 안될까요? 한 번 좀 노력해 봐 주세요.”
 
이 감독에게 요구한 투자 배급사의 전언이다. 이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의 나이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인데 저 배우들이 가당키나 한가? 그리고 20억대의 제작비 규모 영화에서 저 두 배우 캐스팅 요구는 사실상 영화 시나리오만 그대로 넘기라는 것 아니면 우리와는 작업을 할 수 없다는 거절의 의미 아니냐”며 고개를 떨궜다.
 
비단 이 감독이 이번에 느끼는 좌절감 혹은 당혹감이 영화계에서만 일어나는 한정된 상황일까. 그저 힘이 있는 사람들은 그냥 ‘안되면 안된다’ ‘되면 될 수 있다’ 정도의 명확한 답변만이라도 해주면 될 일 아닐까. 희망 고문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이 감독의 문제만은 아니다. 샐러리맨들도 마찬가지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란 희망고문 속에 하루하루가 버텨지고 또 버텨지나 보다. 마지막으로 A감독님 ‘파이팅’!!!
 
사진: 픽사베이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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