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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영화 VIP시사회의 두 얼굴

2018-07-26 19:19

조회수 : 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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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실 볼 때마다 걱정 많이 해요. 눈에 뻔히 보이는 데. 에휴.”
 
매년 여름 시즌이면 극장가는 전쟁터다. 각 투자 배급사는 적게는 70~80억에서 많게는 2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른바 ‘텐트폴’(특정 시기에 가장 흥행할 가능성이 높은 영화) 영화를 집중 배치한다.
 
배우들은 한정돼 있다. 때문에 이 배우와 저 배우가 이 작품 저 작품에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게 다반사다. 서로가 경쟁작이고 경쟁 상대이기에 시사회에 초대를 받으면 염탐 차원에서라도 극장을 찾아가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출연 배우 혹은 감독과 친한 척(?)을 해야 한다고.
 
최근 뉴스토마토와 만난 한 배우는 “사실 그것도 곤욕이에요. 서로 전쟁 상대이고 적군이잖아요. 하하하. 저 영화가 죽어야 내 영화가 흥행하는 거고”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정말 별로인 영화들도 사실 진짜로 많아요”라며 어쩔 수 없단 듯 웃는다. 그는 “실제로 작년에 본 한 영화는 시사회에 초대를 받은 뒤 관람을 했는데 ‘이건 완전 패망 수준인데’라고 느낌이 왔다”면서 “실제 결과도 그랬어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시사회 이후 초대 받은 배우나 출연 배우 그리고 해당 영화 관계자들이 함께 모인 뒷풀이 자리에선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단다.
 
이 배우는 “상황이 진짜 되게 웃겨요”라면서 “서로 알아요. 그 영화 감독님은 ‘별로구나? 별로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때요? 영화? 흥행 할 거 같아요?’라고 물어요. 그럼 전 ‘어우 괜찮은데요’라며 화답하죠. 이게 상황을 봐야 되요. 진짜 되게 웃긴 상황이에요”라며 웃는다.
 
그는 이런 아이러니 상황을 실제 자신이 출연한 한 영화에 애드리브로 활용하기도 했단다. 애드리브를 활용했던 그 영화? 흥행에 대박이 났다. 그 장면? 두고 두고 회자가 된 명장면 가운데 하나다.
 
이 배우는 “VIP시사회라는 게 정말 이중적인 곳이에요.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비꼬는 듯한 이면을 갖춘”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사진: 픽사베이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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