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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이명박·박근혜 정부 조직적 개입"…군 정치개입 의혹 수사 종료

김관진 전 장관 등 기소…세월호 개입 정황 추가로 발표

2018-07-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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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그동안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등을 조사한 국방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TF가 기무사령부의 세월호 개입 등 의혹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약 10개월 동안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조사 TF는 지난해 9월8일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TF로 출범한 이후 올해 6월30일부로 2차로 연장된 활동 기한이 만료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 TF는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과 공조 하에 2010년~2014년 당시 사이버사 댓글 사건 재조사와 2008년 이후 기무사 정치관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사이버사 댓글 활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임관빈 전 정책실장,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정치관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재임 기간 거의 매일 '사이버 일일동향', '사이버 대응활동 보고서' 등을 사이버사로부터 보고 받았고, 2012년 '사이버 심리전 작전지침' 등 주요 문건을 결재하는 등 댓글 활동에 관여했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총선·대선 등에 대비해 청와대 지시로 사이버 댓글 활동을 담당할 사이버사 신규 군무원을 대폭 증원하고, 이들에 대한 특별 신원조사로 특정 지역 출신을 배제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또 사이버사 댓글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권모 전 수사부본부장을, 조사 TF는 김모 전 수사본부장을 각각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백 전 본부장 등 지휘부는 2014년 4월 사이버사 요원이 대선 개입을 위한 댓글 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유력한 자백을 받고도 이를 감추기 위해 자백을 받아낸 수사관을 수사에서 배제하고, 대선 개입을 자백한 530단 부대원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번복하도록 허위 진술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이버사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은 없었다는 취지의 국방부 대변인 명의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무사 댓글 활동 등 정치관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관련자를 수사하고 있다. 조사 TF는 강모 전 기무사 보안처장, 박모 사이버첩보분석과장, 형모 사이버첩보분석과 계장을 구속기소, 이모 사이버첩보분석과장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3년 중순까지 온라인상에서 대통령·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종북·좌익세'에 대한 반박과 대통령·정부·여당 지지 차원에서, 기무사·예하 부대 사이버전담관인 일명 '스파르타'를 선발해 용산 참사, 4대강 사업 등 이슈에 대해 댓글 달기, 조회수 올리기 여론 조작 활동을 한 혐의다.
 
특히 조사 TF는 기무사가 세월호,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등 정치 현안에 개입한 정황도 추가로 밝혀냈다. 기무사는 2014년 4월 세월호 관련 유가족 모니터링 등 현장 지원 TF를 운영하고, 세월호 추모 집회 등에 대응한 안보단체의 맞불 집회를 위한 좌파 시위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해 1월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지지 확산을 위해 안보단체 등에 접촉해 여론 지지 요청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방위사업청 등 국방 관련 전 정권 연계자 척결 명단 작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여 교육공무원 인적 쇄신 명단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정부 인사 정책에 관여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군사법원에 기소 중인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을 엄정히 수행할 것"이라며 "또 추가 확인이 필요한 내용 등은 조사 TF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인계해 남은 의혹에 대해서도 민간 검찰, 경찰 등과 원활히 공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를 계기로 과거 정부에서 있었던 군의 정치적 개입과 같은 불미스러운 행동을 차단하고, 군의 정치 개입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국방개혁2.0에 포함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등 후속 조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무사령부가 이른바 '해외 홍보 를 명목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각국 언어의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검색해 그 가운데 부정적 내용이 담긴 것을 모아서 보고한 내용 중 일부. 사진/국방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TF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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