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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은행주, 미 금리인상 이후 반등세 뚜렷

최근 2주 코스피 조정에도 8% 상승…기준금리 인상에 시장금리 상승세, 위험선호 지속 전망도 긍정적

2017-12-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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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 규제에 눌려 있던 은행주가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뚜렷한 반등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됐던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내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은행업종은 8%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대 하락한 데 비해 상승이 두드러졌다. 대장주인 KB금융(105560)(10.3%)을 비롯해 신한지주(055550)(6.3%), 하나금융지주(086790)(10.7%), 우리은행(000030)(5.5%), 기업은행(024110)(11.2%) 등 대부분 종목이 10% 내외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배당락일에 따른 동반 하락을 제외하면 반등 조짐이 분명한 모습이다.
 
은행주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지난 14일 연방기금금리를 연 1.25~1.5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고,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도 세 차례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한국도 지난달 6년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연 1.25%의 최저금리 시대를 종료했다. 한은은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지만, 글로벌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 방향성은 분명한 만큼 은행주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지난달 30일 2.075%에서 이날 오전 기준 2.158%로 8.3bp 올랐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 조짐도 더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택담보대출 등에 현재보다 0.05%포인트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대출 규모를 줄이거나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할 때 가산금리를 올리기 때문에 가산금리 인상은 은행 이익에 즉각 반영되는 효과가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는데, 은행의 조달금리인 코픽스금리 외에 가산금리가 추가 상승하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서도 위험 선호는 지속될 거라는 점 역시 은행주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선제적인 대출 수요가 늘어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국 경제 환경상 대출 증가 여력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유동성을 연착륙시키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은행 대출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 회복 흐름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행에게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가계 일반대출이 작년 13조원 대비 20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대출 규제가 강화하는 가운데 장기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대비한 수요가 몰릴 것을 감안하면 신용대출 중심의 가계대출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은행주에 긍정적이지만, 완화적인 환경이 한국에서 큰 폭의 대출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가계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늘어날 여지가 많지 않아 보이는 데다,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 대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미 쌓아놓은 잉여금이 많은 상황에서 대출을 추가로 늘릴 만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에 눌려 있던 은행주가 미국 금리인상 이후 뚜렷한 반등곡선을 그리며 최근 2주간 8% 가까이 올랐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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