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의중

zerg@etomato.com

반갑습니다.
임대주택 대신 사내유보금 쌓은 LH

연 1조원 이상 정부 출자 받아 5년간 사내유보금 1.9조 늘려

2017-11-08 16:58

조회수 : 3,436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의중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대규모 정부 출자금으로 사내유보금을 크게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등 물량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지원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문위원이 작성한 2018년도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민임대, 행복주택, 다가구매입임대, 영구임대 등의 방식으로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임대는 소득4분위 무주택자, 행복주택은 대학생·신혼부부·사회초년생, 다가구매입임대와 영구임대는 기초수급자가 각각 지원 대상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출자를 통해 LH에 재정을 지원한다. 2018년도 출자금 계획안은 전년 대비 2650억원(-16.1%) 감소한 1조 3770억원으로 국민임대 23억원, 행복주택 7745억원, 다가구매입임대 5952억원, 영구임대 5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LH는 이렇게 서민 임대주택을 마련하라고 출자한 돈의 상당액을 사내유보금으로 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LH의 연도별 유동금융자산(현금 및 현금성 자산 포함)은 2013년 2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4조6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금융부채는 2013년 18조원에서 올 6월말 13조원으로 감소했다.
 
연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출자가 이루어졌음에도 자금의 상당부분이 공공주택 등 사업에 투자되지 않고 사내에 유보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올 6월말 기준 사업 승인 후 미착공 임대주택 물량은 11만 4502호, 5년 초과분은 3만 8330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연내 착공 가능한 공공임대주택 물량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사업물량을 확대, 실제 공공주택 사업 착공 여부와 무관하게 공사에 출자금을 지급한 건 정부 책임이다.
 
또한 LH의 재무건전성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토부 출자금 규모가 다소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H의 자산은 2013년 173조4015억원에서 올 6월 171조2038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같은 기간 자본은 31조1849억원에서 40조761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채도 142조2165억원에서 130조4427억원으로 작아졌다. 부채비율로 따져보면 2013년 456%, 2014년 409%, 2015년 376%, 2016년 343%, 올 6월말 320%로 대폭 개선됐다.
 
보고서는 “안정적인 주거권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공공주택 사업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사업수행을 위한 출자금 규모의 적정성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최근 사내유보금을 크게 늘렸다는 지적이 8일 제기됐다. LH의 유동금융자산은 최근 5년 새 1조9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 달 13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LH 경기지역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의중 기자 zerg@etomato.com
  • 김의중

반갑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