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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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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계 노조, 줄파업 선전포고…판매부진에 파업 '이중고'

현대차, 파업 찬반투표 가결…판매 부진에 글로벌 5위도 위협

2017-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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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한국지엠 노동조합에 이어 현대차(005380)까지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로 파업을 가결시키면서 국내 완성차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국내외에서 판매부진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노조 파업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14일 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노조원 65.9%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현대차 노조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조정중지가 결정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으로 조합원만 5만명을 웃돈다. 현대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6년 연속 파업하는 셈이다.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6~7일 조합원 투표에서 68.4%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어 지난 14일 중노위에서 임금 협상 ‘조정 중지’ 통보를 받아 쟁의권을 확보해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조정 중지 결정이란 노사의 입장이 커 조정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파업과 별개로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보유 지분을 매각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17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한다.
 
여기에 지난달 말 사측과 임금교섭 결렬을 선언한 기아차(000270) 노조도 오는 17~18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중노위에 파업 돌입을 위한 ‘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13일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찬반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기아차 노조도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르노삼성과 쌍용차(003620)도 현재 임금단체협상을 놓고 노사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줄 파업이 예상된다.
 
문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노조들의 임금인상을 다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활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수출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수출량은 132만4710대로 2009년 93만9726대 이후 최저다. 수출량 감소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생산량은 216만2547대로 2010년(209만9557대)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글로벌 5위 자리를 미국 업체인 포드에 넘겨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시장분석업체 ‘자토다이내믹스’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5월 자동차 판매 순위를 발표했는데, 현대·기아차가 포드에 밀려 6위로 내려앉았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현대·기아차가 여전히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와의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5월까지 현대·기아차와 포드의 판매량 격차는 3만9000여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노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차가 누적 판매량까지 포드에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16만7794대를 생산했고,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12만8720대를 생산했다. 3만9000대는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이 한 달만 생산을 멈추면 따라 잡힐 수 있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비상인 상황에서 파업까지 벌어지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완성차업계 노조는 파업에 대한 국민적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할 지 좀 더 지켜봐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올해 임단협 난항을 이유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14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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