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2일 구치소 조사를 끝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의 기소일은 오는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전 9시15분쯤부터 서울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에서는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이 지난 4일과 6일, 8일에 이어 이날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16개 대기업이 미르재단에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 등 총 774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뇌물 혐의를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후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사용할 말 구매비 등 실제 77억9735만원을 받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지원받는 등 총 433억28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특정범죄가중범 위반(뇌물)·직권남용 등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고, 19일까지 구속 기간을 연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오늘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에 대해서는 "이번 주는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며 "모레(14일) 안 되면 17일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 상황을 다시 점검해 이날 법원에서 기각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확인했다"며 "향후 수사도 봐야 하고, 수사팀 의견도 수렴해서 (재청구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9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춰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수사가 부실한 것이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기각의 사유란 의견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부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법원의 판단"이라며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동안 관련 참고인만 50여명을 소환하고, 6일에는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특별감찰관실의 의뢰로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시작할 당시 우 전 수석이 검찰 수뇌부와 수백 차례 통화한 사실에 대해서도 검찰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필요한 조사는 다 했다"면서도 "통화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수뇌부를 상대로 어떤 방식으로 조사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차량이 12일 박 전 대통령 추가 조사를 위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