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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검찰, 박 전 대통령 방문조사…SK·롯데 뇌물죄 정조준

대선 선거 운동 시작일까지 2주…새로운 증거 확인 필요

2017-04-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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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 후 처음 조사하며 뇌물죄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한다. 하지만 제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17일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고 대가성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롯데·SK(003600)·CJ(001040)그룹 등의 뇌물죄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3일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가 내일 오전 10시까지 박 전 대통령 서울구치소 방문조사를 간다"며 "지난번처럼 보조 검사 한 명과 여성 수사관이 동행한다"라고 밝혔다. 이미 삼성그룹과 관련해서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 뇌물 혐의를 적용한 특수본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삼성 외 다른 대기업 '뇌물죄'에 초점을 모으고 수사를 펼칠 방침이다. 그간 특수본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면세점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을 받은 SK와 롯데를 정조준하며 수사를 펼쳐왔다.
 
전날에는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사장)을 비공개 소환조사했다. 특수본은 소 사장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돈을 낸 뒤 돌려준 경위, 두 재단 출연 대가로 면세점 선정 관련해 특혜를 받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신동빈 회장은 필요하면 (소환) 하겠지만, (소환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두 재단 설립에 총 45억원을 낸 롯데는 지난해 추가로 K스포츠재단에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관련 스포츠 관련 시설 건설자금 명목으로 70억원을 지원했다가 돌려받았다. 특수본은 2015년 11월 정부의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에서 떨어진 롯데가 두 재단 출연금에 대한 대가로 지난해 4월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달 19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앞서 특수본은 두 재단에 111억원을 낸 뒤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받은 의혹에 서 있는 SK에 대한 수사도 펼쳤다. 지난달 16일 김창근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영태 전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부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를 참고인 소환하고 이틀 뒤 최 회장까지 조사했다. 
 
특수본은 지난달 27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두 재단 출연 관련해 삼성 외 롯데·SK 등 다른 대기업들의 뇌물혐의는 아예 영장에서 제외했다.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고 완벽히 조사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영장 청구 직후 특수본 관계자는 두 기업 관련해 "추가로 입건된 사람은 없다"고 밝혀 두 그룹의 뇌물죄 입증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특수본은 시간을 두고 추가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는 "뇌물죄는 법리적 검토를 하는 데 있어 입증하기 까다롭다. SK의 경우 출연 대가로 최 회장이 사면을 받았다고 보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SK 관계자들도 계속 강요의 따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특수본 1기처럼 직권남용 혐의로 그대로 갈 경우 향후 법원에서 유죄를 받아내기 뇌물죄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검찰도 이런 부분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변호사는 "검찰이 추가 보강 수사를 통해 SK와 롯데 관련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한다"며 "SK보다 두 재단 설립 외 추가로 돈을 냈다가 돌려받은 롯데의 대가성 여부를 밝히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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