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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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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탐구-④반기문)노무현 배신? "해마다 연초 권양숙 여사에 전화"

아들 SKT 뉴욕사무소 입사 의혹 등 검증과제…"국내 사정 모른다" 지적도

2017-01-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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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오는 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다가올 대선의 유력 주자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정치 경험이 전혀 없어 대통령으로서 필요한 정치 철학, 정책적 아이디어 등에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반 전 총장의 국가 경영능력에 대해 가장 큰 의문을 갖고 있다. 여기에 쏟아지고 있는 각종 의혹은 귀국 후 반 전 총장이 직접 해명해야할 부분이다. 
 
먼저 가장 큰 의구심은 10년간 해외에 있던 반 전 총장이 과연 국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지난 10년간 총 3만4564회의 일정을 소화하며 193개 회원국 중 154개국을 직접 방문했다. 이동 거리만 약 480만km, 지구를 100바퀴 넘게 돌아다닌 거리다. 이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던 반 전 총장이 과연 한국의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인지 인지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근인 오준 전 유엔대사는 유엔에서의 10년 경험이 국내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오 전 대사는 특히 “한국 사람이니깐 항상 관심을 가졌고, 한국이 세계에서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유엔에게도 관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가장 큰 문제인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 사무총장으로 해결하지 못한 북핵 등을 대통령이 된다고 과연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따른다. 반 전 총장은 10년 임기 동안 북한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오 전 대사는 유엔에서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가 조치를 취해도 아직까지 효과가 없는 것을 반 전 총장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 권한 밖의 일이라는 것이다. 
 
반 전 총장에 대한 의구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태도 변화다. 반 전 총장은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까지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배신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당시 해외 출장 중이었던 반 전 총장은 소식을 듣고 전화를 했고, 뉴욕으로 돌아와 바로 유엔대표부에 차려진 빈소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모든 일을 제쳐두고 한국을 방문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지난 2011년 12월 경남 봉하마을을 비공개로 방문해 참배한 적이 있다. 반 전 총장 측근은 또 반 전 총장이 매년 새해 1월1일에는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로 새해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이 같은 궁금증 뿐 아니라 각종 의혹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 상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선 기간이 짧아진 만큼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은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수수했다는 의혹은 물론,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도 검증해야 할 문제다.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는 경남기업 고문을 역임한 바 있다. 아들 우현씨의 SK텔레콤 뉴욕 사무소 입사 특혜 채용 의혹도 확인해야 될 부분이다. 반 전 총장이 2011년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고, 약 2개월 후 아들 우현씨가 SK텔레콤 뉴욕 사무소에 채용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SK텔레콤이 우현씨의 골프 부킹도 잡아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반 전 총장에 대한 또 다른 의혹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3만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숙 전 유엔대사는 4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언론 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며 “앞으로 이런 황당무계한 기사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귀국에 앞서 각종 의혹들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2월 14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부인 유순택 여사와 자신의 초상화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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