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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수

"도덕성 최우선"…신동빈 롯데 회장, 준법·투명경영 선언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설치…질적성장 목표, 7만명 고용 방침

2016-10-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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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검찰수사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롯데그룹을 만들겠다며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Compliance Committee)'를 신설하는 등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본부 주요 임원과 23개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참석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복잡한 지배구조와 권위적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적 기대를 만족시키는데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그룹이 처한 상황과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려 한다"고 경영혁신 의지를 밝혔다.
 
신 회장이 밝힌 롯데의 경영혁신의 키워드는 '도덕성'이다. 그는 ▲도덕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의 방향을 큰 틀에서 바꿀 것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 것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그룹 정책본부의 전면 쇄신 ▲투자·고용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여섯가지 쇄신안을 발표했다.
 
우선 롯데는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 회장 직속의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법조계 인사를 주축으로 하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과 개선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올해 자산 1조원 이상 계열사에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는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기존의 양적성장 중심에서 질적성장 중심으로 전환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초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 10(Asia Top 10)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조정해, 외형성장에만 치중하던 '양적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을 중심으로 한 '질적성장'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 같은 노선변경은 고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산업 생태계 내 갈등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다.
 
이종현 롯데그룹 정책본부 상무는 "이 부분에 중요한 비중을 뒀다"며 "조직 내에서는 직원들의 복지, 외부적으로는 협력업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기대치 향상과 사회공헌의 확대 등을 통해 내·외부의 평판을 높여가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규모가 확대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난 정책본부에 대한 대규모 개편작업도 시행키로 했다. 2004년 10월 정책본부가 설립된지 12년 만의 개편이다. 이에 따라 그룹 정책본부는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 중심으로 조직을 축소 재편한다. 또 계열사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책임 경영을 강화해 전문 경영인이 그룹과 계열사를 책임지고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7개 부서에서 300여명이 근무 중인 롯데 정책본부의 업무를 계열사간 업무조율, 투자·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최소화 할 예정이다. 현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또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재추진한다. 이에 따라 롯데는 검찰의 기소내용과 재판 진행 경과를 상장 주관사단와 관련 유관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븐일레븐,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아 등 우량한 계열사들을 차례로 상장해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전한 경영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 관련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또 향후 5년간 4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늘리고, 신입공채 채용인원 중 여성인재 비율도 40%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와 함께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1만명을 향후 3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할 계획이다. 기간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유통계열사 5000명을 비롯해 식품계열사 3000명 금융·기타계열사 2000명을 전환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롯데는 그동안 연간 6조~7조원씩 투자했는데, 이번 발표는 연간 투자금액을 꾸준히 높이겠다는 의지"라며 "투자금액은 현재 롯데가 진행 중인 M&A나 설비투자, R&D 연구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과 임직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국민사과와 개혁안을 발표하기 전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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