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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DSR 조기 도입 앞두고 무주택 서민 발만 동동

저소득층, 신입사원 등 대출액 감소 불가피…주택구입 더 어려워져

2016-10-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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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심사 제도를 올해 중 도입하기로 하면서 주택구입을 준비하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소득층과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신입사원들은 금융권 추가 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어 무주택자들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DSR의 도입 시기를 내년 1월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기로 했다.
 
DSR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규제였던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한층 강화된 개념이다. 대출자가 대출 심사를 받을 때 기존 대출까지 포함해 상환능력을 따지는 것이다. 소득 중 원금과 이자 비중을 따지는 DTI에 비해 기존 대출까지 포함돼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 대출규모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시중 은행과 보험권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비롯해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미결제액까지 모두 포함된다.
 
전체 대출 규모와 상환능력을 산정해 추가 대출 여부를 결정하다 보니 가계 대출 감축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이나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신입사원들은 시중 은행의 대출을 이용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기 열기가 뜨거운 강남 지역을 겨냥한 대책이 엉뚱하게 실수요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직장생활 3년차 차 모씨(남, 31세)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주택자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부부가 모두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다 보니 금융권 대출금액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며 "시중 은행 대출이 안 되면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제3금융권에서 빌려야 하는데 이렇게 될 바에는 주택구입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DSR 조기 도입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강남권 분양 열기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동성이 풍부해 금융권 대출이 필요 없는 고소득층들은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입지가 좋고 투자 가치가 높은 강남 재건축 분양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가계부채 감축 등 대출금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으로는 투기 세력을 잡는데 한계가 있다"며 "전매제한 강화, 청약제한 강화 등을 통해 투기세력은 잡고 실수요자들을 보호하는 쪽으로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투기 방지를 위해 공공택지의 경우 5년 내외의 의무거주기간을 명시하고, 재건축 단지 등 민간시장은 입주 전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도록 해, 투기꾼이 아닌 실수요자가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수도권은 1년, 지방은 6개월마다 1순위 청약자격 획득이 가능한 현재의 기준을 강화해 '우선 당첨되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내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심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 창구에서 대출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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