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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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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만리장성에 막힌 애플, 인도 공략도 험난

아이폰5SE마저 부진하며 판매량 급감…현지 조달규정도 부담

2016-08-1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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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로 불리는 인도에서 애플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압도적 점유율로 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나 중국 대륙을 장악하고 인도로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중화권에서의 입지 축소로 2분기 연속 매출 하락을 겪은 애플로서는 인도에 총력을 기울여 실적을 만회코자 하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SA)에 따르면 2분기 애플의 인도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은 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만대 급감했다.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2분기 4.5%에서 2.4%로 위축됐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2016 회계연도 3분기(4~6월)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인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향후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중요성을 부각했던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무색케 한다.
 
애플이 인도에서 고전하는 1차적인 원인은 가격이다.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보급형 모델 아이폰5SE(399달러)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747달러 수준인 인도 국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통상적으로 인도에서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 평균가격은 아이폰5SE의 4분의1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뭄바이 시내의 휴대폰 판매점에는 아이폰5SE 재고가 없다. 품절이 아닌, 잘 팔리지 않아 재고를 비축해두지 않은 것. 한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은 "아이폰5SE 가격이 인도 대도시 주민들의 평균 월급 2배에 이르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팀 쿡 애플 CEO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디지털 인디아' 정책을 설명하며 애플이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사진/뉴시스·AP
 
이렇다보니 인도만의 독특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공통가격 정책을 취하며 후속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가격을 낮추지 않는 애플이지만, 인도에서는 할인판매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정가보다 10%가량 싸게 파는 일이 자주 목격된다. 인지도도 낮을 수 밖에 없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애플 인지도는 50%를 갓 넘기며 전체 10위에 머물렀다. 80% 이상의 인지도로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물론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보다도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애플은 애플스토어를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직영 유통점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제품에 이용되는 부품 30%를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JS)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최근 현지 조달 규정을 3년간 유예키로 해 당장의 애플스토어 설립에는 장애물이 사라졌다. 그러나 유예 기간 이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규정 전면 철폐를 요구했던 애플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애플은 장기적으로 현지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폭스콘은 인도 서부 마하슈트라주에 50억달러를 투자해 공장과 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폭스콘의 한 관계자가 빠른 시일 내에 아이폰의 인도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전하기도 했지만, 인도에서의 애플의 입지 등을 고려했을 때 폭스콘이 다른 브랜드의 위탁생산을 우선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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