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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D-1, 국내 산업계도 불안… 수출타격 우려

관세인상 등 수출 기상 악화…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 전망

2016-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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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브렉시트’ 투표를 하루 앞두고 국내 산업계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다.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가운데 브렉시트 실현 시 국내 수출 타격은 물론, 글로벌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어두운 관측이 팽배하다.
 
다수의 시장 분석기관들은 22일 브렉시트 실현 시 국내 산업에도 대영 수출 감소, 환율 불안, 유로존 경기 위축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투표가 코앞이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이라 결과 예측은 쉽지 않다. 결과와 상관없이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견해도 많다.
 
재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각 국가에 파급되는 영향, 환율 변수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국내로선 브렉시트 시 영국 및 EU와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과 진행 과정에서 비용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EU FTA와 같이 영국이 포함돼 있는 협정들의 재협상 등 상당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한-EU FTA 재협상 시 보상 문제 ▲원산지 누적의 허용 여부 ▲한-영 FTA 협상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EU 탈퇴 협상을 위한 2년간의 유예기간은 있다. 따라서 한-EU FTA 효력 상실에 따른 국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유예기간 이후에도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생기게 된다.
 
LG경제연구원은 ‘브렉시트 리스크 진단,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커졌다’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이후 한국과 영국의 무역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영국의 GDP가 감소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수입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영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의 비중은 1.3%에 그쳤지만 비교 대상을 EU를 제외한 FTA 체결국들로 한정하면 전체 665억달러 중 넷째로 큰 73억9000만달러로 중요도가 커진다. 연구원은 한국과 영국 간 FTA 재협상 결과가 EU와의 FTA 수준보다 낮을 경우 영국과의 교역규모가 100억달러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했다. 지난해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35억1700만달러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시장에서 EU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국가들과 경합 중인 ▲제트유 ▲운송기계 부품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의 국내 수출 품목들이 0%로 적용받던 관세효과가 사라지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무선전화기, 전자기기 부분품 등은 FTA와 관계없이 영국으로 무관세 수입되고 있어 영향이 미미할 전망이다. 역으로 기회요인도 있다. EU 역내 국가 중 영국과의 교역이 활발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유예기간 2년 후 영국과 교역에서 관세장벽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이 유리해질 수 있다. 이 경우 자동차와 터보엔진 부품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파급을 고려하면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영국 경제 둔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유로존 경기회복세 저해 등 글로벌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글로벌 경제로의 파급 정도가 관건”이라며 “영국의 EU 탈퇴 영향이 EU와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한국경제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주식시장 등이 단기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들어 국내 금융시장은 영국계 자금 유입이 늘어나 브렉시트 시 급격한 자금 유출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졌다. 지난 3~4월 전체 외국인 주식매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조8000억원의 국내 주식이 영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순매수됐다. 매수와 매도 금액을 합산한 거래기준으로는 34%를 차지해 올해 국내에 투자한 국가 중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돼 원자재 수입 및 대EU 수출에 악영향도 우려된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브렉시트 리스크로 인해 원·파운드 환율이 2000원 수준, 원·유로 환율은 15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브렉시트 사태가 EU 붕괴로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이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최고 수준인 1570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투표 이후에도 걱정거리가 많다. 영국의 EU 이탈이 결정되면 여타 국가로 EU 회의론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당장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탈퇴’에 찬성하겠다는 의견이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에서 40%를 웃돌았다. 잔류하더라도 EU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유럽 주요국들의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EU 결속력이 약화될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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