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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둔화 압박… 한국 제조도 '탈중국 대세' 합류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으로 공장 이전

2016-06-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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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중국의 성장둔화로 역내 투자에 집중해왔던 국내 제조기업들도 노선을 바꾸고 있다. 중국에 쏠린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전략적 변화가 부각된다. 전문가들은 수출활력이 떨어진 중국을 내수시장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의 성장률은 최고점인 2007년 14.2% 이후 급격히 둔화돼 지난해 6.9%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에는 6.7%를 기록했다. 무디스 및 S&P는 중국 정부와 기업의 재정건전성 악화, 정책신뢰도 하락 등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국내 수출의 4분의 1 가량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어 이같은 부정적 소식은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로 번진다. S&P는 중국경제의 경착륙이 현실화될 때 한국이 칠레와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충격이 클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의 GDP가 2020년까지 누적으로 9.6%포인트 떨어질 경우 한국도 성장률이 6.8%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일찌감치 리쇼어링, 대체지역 투자에 나서 중국에 등을 돌렸다.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201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이후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마이너스(-2.2%)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업은 같은 기간 대중국 직접투자가 급증하며 해외 트렌드를 역행했다. 삼성전자(005930)의 중국 서안 반도체 공장 대규모 투자 등으로 2013년 대중국 투자는 2007년 53억3000만달러 이후 최대치인 50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국내 기업도 중국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국내 제조업의 대중국 투자는 25억4200만달러로 전년대비 43% 축소됐다. 지난해에도 22억6300만달러에 그쳤다. 단, 올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35.3% 증가했다. 현대차(005380)가 4·5공장 등 기존 투자계획을 고수하며 일시적으로 늘어난 듯 보인다. 1분기 전자부품 제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직접투자가 11.6% 감소했다. 화학제품 및 전기장비 제조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각각 139.7%, 101.1%씩 증가해 중국 이외 지역의 투자가 활발하다.
 
삼성전자가 중국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베트남법인. 사진/뉴스1
 
중국 투자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의 노선 변화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휴대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베트남 타이응우옌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규모가 20억달러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대신 중국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확대하면서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던 석유화학기업도 신규 투자는 타 지역을 선호한다. 롯데케미칼(011170)이 최근 실시한 2건의 대규모 화학설비 투자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이뤄졌다. 한화케미칼(009830)LG화학(051910), LG하우시스(108670)가 동시에 눈독을 들이는 인수투자 대상도 미국 기업이다. 미국 완성차 업계에 경량화 소재를 납품하는 콘티넨털 스트럭처럴 플라스틱스(CSP)를 사들여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내 대중 수출 중 60% 이상은 중국을 거쳐 제3국에서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돼 중국 자체의 수요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제한되지만, 국내 기업이 중국을 여전히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중국감속 성장이 우려된다"며 "중국을 생산기지보다는 시장으로서 활용하는 비중을 계속 높여야 한다. 인도, 베트남 등 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규제완화 및 투자인프라 확충 등 국내 투자여건을 개선해 세계적인 리쇼어링 흐름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국 해외경제연구소 지역연구팀 책임조사역은 "중국의 신성장 분야에서의 급격한 기술진보 등을 고려해 중국을 이제는 '전략적인 협력파트너'로 봐야 한다"며 "중국 유망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상호간 지분출자 등을 통해 '신 수익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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