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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지방 부동산 침체 가속화…미분양 늘고 거래량 급감

광주·대구 미분양 700% 이상 급증…전국 평균 8배 넘어

2016-06-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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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공급과잉과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크다. 주택거래량은 물론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급감하고 있으며,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일부 사업장을 제외하고 미분양도 급증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8% 감소했다. 이중 수도권은 16.1% 감소해 전국 평균에 비해 감소폭이 적었지만 지방은 21.8%로 평균에 비해 3.0%p 높았다. 특히 대구(-56.5%)를 비롯해 조선업 구조조정 영향을 받고 있는 울산(-31.2%), 경남(-27.2%)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지방 주요 도시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광주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20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8.9%나 줄었다. 대구는 67.4%, 대전 66.3%, 울산 57.1%, 부산 54.8% 등 대부분의 지방 주요 도시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면 인기지역 위주로 분양시장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은 오히려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를 넘어 지방 도시 안에서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매매가도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4월에 비해 0.02% 상승한 반면 지방은 0.06% 하락했다. 이 기간 수도권은 0.09% 상승했다.
 
수년째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계속되면서 미분양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3816가구로 지난해 4월 말 대비 86.2% 증가했다. 이중 광주는 지난해 91건에서 올해 812건으로 792.3%, 대구는 203건에서 1638건으로 706.9%나 급증했다. 부산(40.6%)과 대전(49.7%)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으며 제주는 오히려 2.5% 감소했다. 지난해 미분양이 한 건도 없었던 세종은 3가구가 새로 생겨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지방 아파트는 물량부담과 함께 5월부터 시작된 대출심사 강화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며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추가 부동산 대책이 예상되지만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서 서민주거 안정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한 대책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침체된 지방 부동산에는 다소 숨통은 틔워주겠지만 지방 보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수익성이 높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몰릴 경우 오히려 침체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급과잉과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지방 주택거래량과 분양권 거래가 급감하는 등 지방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범어동 동일하이빌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게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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