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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1분기 이후 공공발주 급감…전문건설업 이중고

4월 국토부 및 산하 공기업 재정집행 규모 급감

2016-06-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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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 1분기 이후 SOC 등 공공발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주택 시장 호황과 더불어 플랜트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주로 토목공사 하청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공공발주 의존도가 커 일감이 감소하면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된다.
 
올 들어 종합심사낙찰제 도입으로 중소 건설사의 일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발주 물량도 감소하고 있어 업계의 고충이 배가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토교통부의 재정집행 실적은 2조2190억원으로 3월 6조8303억원과 비교해 대비 67.5% 급감했다. 월 단위로는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토부는 올 1분기 총 12조7690억원을 집행해 1분기 예산 집행 계획(11조7166억원)을 초과 달성했지만 1분기 목표치를 달성한 이후 예산집행 규모가 급감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4월 들어 투자규모를 줄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월까지 매달 1조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4월에는 8741억원을 투입해 올 들어 처음으로 예산 집행 규모가 1조원을 밑돌았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391억원으로 전달인 3월 1조8623억원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외에 한국수자원공사는 743억원으로 전월 대비 78.4%, 한국도로공사는 2956억원으로 전월 대비 34.2% 예산집행실적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올 상반기에 SOC 투자를 최대로 늘려 경기를 살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공공분야 수주를 기대했던 전문건설업계는 실망스럽다는 분위기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SOC 예산이 약 1조원 가량 감소한 데다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공공공사 건수도 2014년에 비해 28.6% 감소하는 등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대형사와 달리 한 분야에 특화돼 있는 업체가 많다"며 "공공공사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경우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토목, 도로 관련 업체들은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전문건설업 동향 및 실태분석' 보고서에서도 업체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수주부진'을 꼽았다. 또 전문건설업의 경기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SOC 등 공공발주 확대'를 지지한 응답자가 25%에 달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의 재정집행이 정부가 당초 계획한 분기별 목표치 달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를 비롯해 다른 정부부처들의 예산 집행내역을 보면 유독 3월에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연초에 발표한 1분기 집행률23.7%, 상반기 집행률 56.5%를 맞추기 위해 억지로 투자규모를 늘린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정부의 SOC 관련 예산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재부는 "도로, 철도 등 SOC 총량이 충분히 축적됐다"며 내년 SOC 예산 요구 규모는 20조원으로 올해 예산 23조7000억원보다 15.4%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SOC 예산 요구액 감소율은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1분기 이후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산하 공기업들이 SOC 등 재정집행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26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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