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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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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 폐지 반대' 카이스트 총학생회가 찾은 이름, 문미옥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2016-05-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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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당선자(비례대표)는 과학기술인재정책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 특히 여성 과학기술 인재육성 문제에서는 손꼽히는 전문가다.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문 당선자가 의정활동의 첫째 목표로 꼽는 문제는 ‘과학기술부 부활’이다.
 
공교롭게도 그를 인터뷰하던 17일 오전 국방부는 그간 이공계 출신들에게 부여해 온 병역특례제도를 2018년부터 축소하고 2023년까지 폐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결정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문 당선자의 눈빛과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병역특례제도 폐지에 반발하는 카이스트 총학생회가 도움을 구하겠다며 가장 먼저 언급한 이름도 문미옥이었다. 이날 그는 당선자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 20대 국회에서 중점 추진할 정책과 의정 활동 목표는 무엇인가.
 
과학기술인 몫으로 비례대표를 받았다. 과학자(물리학 박사)로서 최근 10여년간 과학기술 정책 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과학자가 원하는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일이 1차적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연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행정체계가 제대로 잡혀야 한다. 나는 현재 야당에 속해있기 때문에 정부조직을 개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과학기술부를 독립 설치하고, 장관은 과학기술 부총리로 격상시켜야 한다. 과학기술 정책에서 특히 연구개발(R&D) 분야가 중요한데 R&D의 예산권과 조정권 등을 부총리에게 줘서 과학을 잘 아는 사람이 정책을 만들어가고 실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R&D의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했는데.
 
기업은 기업별로, 대학은 대학별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출연연)은 연구기관대로 역할 분담을 통해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그런 식의 칸막이를 치게 되면 연구자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적인 연구를 오히려 방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 예를 들면 삼성같은 경우에 20년전에 이미 가상현실(VR) 연구를 준비하는 연구실이 있었다. 그것이 최근 구글에서 '증강현실' 방식으로 관련 기술 서비스들이 사업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삼성같은 민간 기업이라고 해서 당장 제품이 되는 기술만 개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민간 기업도 사업 전략에 맞춰 필요하다면 기초연구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지, 어떤 것은 기초연구기술, 어떤 것은 원천기술, 어떤 것은 사업기술 이렇게 역할별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산학연(기업-대학-연구소)이 각자 잘하는 분야를 지원하겠다는 것이 결국 칸막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방부가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한다고 한다.
 
병역 문제는 국민들에게 정서적이고 감정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내 아들은 군대가는데 쟤는 뭔데 안 가냐’라는 식의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우선 감정적인 부분을 설득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의 병역특례제 폐지 결정은 한마디로 국가 R&D와 군 현대화에 역행하는 잘못된 방침이다. 실험실을 비워 내무반을 채우겠다는 발상에 기가 찰 노릇이다. 최근 대통령이 부랴부랴 과학기술전략회의를 할 정도로 과학기술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을 가장 밑바닥에서 받치고 있는 게 대학원이다. 인력을 키워내는 기능뿐만 아니라 연구를 하는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의 핵심 인력이 박사급 연구원들인데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해 이들의 경력을 중단시킨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중소기업에서 기술 인력들이 부족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나마 (병역특례를 받는) 전문산업기능요원을 통해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나는 이 제도를 폐지해 병력을 몇 명 늘리는 것이 얼마나 국방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선진 국방을 하는 나라는 기술 중심의 군사력을 키우는 쪽으로 많이 가고 있다. 이미 정부가 ‘국방개혁 2020’을 시작할 때도 전세계적인 트렌드를 반영해 병력은 감축하되 국방기술력을 높여 하자고 했다. 국방 R&D 투자의 경우도 2006년에 1조원을 투자했다가 2015년 기준으로 2조6000억원으로 올라갔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여전히 병력 타령만 하는 것은 국방부가 스스로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람 수로 국방력을 지탱하는 시대는 끝났다. 병력이 충분히 많은 중국마저도 인해전술 방식이 아니라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 구조적인 병력 자원의 부족 문제를 땜질하기 위해 국가 R&D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는 국방부의 결정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
 
- 의정활동 각오 한 마디.
 
국민들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나도 국회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하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 나같이 국회에 처음 들어오는 사람이 깜짝 놀랄 정도다.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개선된 게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국민들과의 소통에서 조금 간극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지난주에 당선자 워크숍을 할 때도 국민들과 소통하는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가 직접 국민들과 만나 어떤 일이 필요한지 여쭤보고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알려드리면서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된다.
 
◇ 문미옥 당선자 약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과학기술인협동조합지원센터 기획정책실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당선자가 지난 17일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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