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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전국정당 발돋움한 더민주, '호남민심 설득' 난제 풀어야

약진한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 꼬리표 떼야 하는 숙제 받아들어

2016-04-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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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20대 총선 다음날인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 백보드 문구는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로 바뀌어 있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오전 10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기자회견장에 함께 모습을 보인 이철희 전략기획본부장,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등의 입가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더민주는 이번 총선에서 123석을 확보하며 원내 1당을 거머쥐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당 관계자들은 고무된 모습이었다. 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정말 감사하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민심을 받들어 정권교체의 길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며 더민주 후보 지원에 나섰던 문재인 전 대표도 오전 기자들과 만나 “정권교체의 큰 희망을 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우리 역사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국민들이) 가르쳐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거둔 총선 결과를 놓고 양과 질 모두를 담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석 수 1위는 물론 대구 수성갑(김부겸)과 경남 김해을(김경수), 서울 강남을(전현희) 등 그간 지역주의의 벽 등으로 당선이 어려웠던 지역에서 깃발을 꽂으며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38석을 확보하며 지난 15대 국회 당시 자유민주연합 이후 20년 만에 3당 체제의 한 축으로 부상한 국민의당 관계자들도 고무된 모습이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한 것은 물론 비례대표에서도 기대 이상인 13번까지 당선자를 배출했다. 향후 야권 주도권 싸움은 물론 정치권 전체의 정계개편이 벌어질 경우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의당이 국회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국민들이 지지해주셨다”며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는 진정한 대변자가 되겠다”고 발표했다. 김경록 대변인은 “대구·경북에서 17%, 서울·경기·인천에서는 새누리당에 이어 두 번째 정당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의미있다”고 자평했다.

 

두 당의 향후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더민주의 경우 호남에서 전체 28석 중 3석만을 확보하며 참패한 점이 큰 숙제로 떠올랐다. 국민의당 돌풍과는 별개로 김종인 대표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이력과 햇볕정책 수정론 논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 등이 호남 참패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유포된 이른바 ‘호남홀대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고민이다. 호남홀대론이 사실이 아니라는 문 전 대표 등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는 더민주의 참패로 나왔다. ‘조건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 전 대표가 이날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하면서 그의 최종 결론도 주목된다.

 

전국 비례대표 득표율이 국민의당에 30여만표 뒤쳐진 3위에 그쳤다는 점도 문제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국민들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게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그간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수권정당 가능성을 보여드리는 것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경우 비례대표와 호남지역 외에서는 서울 지역 2석 확보에 그쳐 '호남 자민련'이라고 불리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로 꼽힌다.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계파갈등이 머지않아 표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14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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