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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국회 인식조사)법안표결, 여야 지도부와 대통령이 결정적…눈치보는 19대국회

(뉴스토마토-서울대/피츠버그대 공동기획)⑧신문·방송, 고위관료보다 여당에 큰 영향력 행사

2016-03-10 07:00

조회수 : 7,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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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이 법안을 표결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집단은 여당 대표와 당 3역(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도 영향력이 컸다. 반면 노조와 시민단체, 기업의 영향력은 매우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가 법안 표결에 임할 때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따르기보다 당론과 여야의 정치적 상황, 대통령의 심기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분석이다.
 
<뉴스토마토>가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국 피츠버그대와 공동으로 19대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월과 2월, 두 달 간 '국회에서 법률을 통과시킬 때 각 정치 행위자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물은 결과, 응답한 154명의 의원들은 여당 대표와 당 3역의 영향력(8.04점)을 첫 손에 꼽았다. 14개 집단을 주고, 각 집단마다 10점에 가까울수록 영향력이 크도록 문항을 설계했다. 
 
이어 대통령(8.01점), 제1야당 대표와 당 3역(7.62점), 각 상임위원장(7.14점), 행정부 고위관료(7.03점) 등이 영향력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반면 국회 내 소모임(5.69점)과 노동조합(5.79점), 시민단체(5.85점), 대기업(5.87점) 등은 중간값(5.0점)을 겨우 넘겨 법안 표결에 미치는 영향력이 비교적 약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새누리당 의원(108명)들은 여당 대표와 당 3역의 영향력에 8.01점을 줬다. 대통령에는 7.92점, 제1야당 대표와 당 3역은 7.77점, 각 상임위원장은 7.25점, 전통 매체(신문·방송)에는 7.19점을 줬다. 여당 의원들이 법안 표결에서 대통령보다 당 지도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은 정부 입법을 둘러싼 당·정 갈등 등 권력충돌을 떠올리게 한다. 김무성 대표를 포함해 비박계가 당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축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한 인터넷 매체보다 보수성이 강한 전통 매체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은, 언론을 주요 지지층으로 분류한 여당의 정치인식과도 일치한다. 여당이 전통 매체에서 받는 영향력은 의원 보좌조직, 정당 씽크탱크는 물론 행정부 고위관료와 국회 입법지원조직(국회입법조사처·국회예산정책처 등)까지 능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의원(46명)들은 대통령(8.24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여당 대표와 당 3역(8.11점), 제1야당 대표와 당 3역(7.28점), 상임위원장과 행정부 고위 관료(각 6.89점) 순으로 법안 표결의 영향을 받았다. 고정 지지층을 기반으로 대통령의 입김이 여전히 강력한 가운데, 여당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국회 의석 지형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2015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7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2016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의원들의 표결로 가결됐다. 사진/뉴시스
 
한편, 국회의원들이 자문을 얻거나 정보를 구할 때 가장 많이 찾는 자문기구는 국회입법조사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회예산정책처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여야는 성향에 따라 자문기구도 달리 찾았다. 여당은 여의도연구소와 삼성경제연구소를 자주 찾는 자문기구로 꼽았고, 야당은 민주정책연구원과 참여연대를 선호했다. 
 
아울러 국회의원들이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소모임은 한일의원연맹 등 타국 의원과의 친선협회를 비롯해 국회지방자치발전연구회, 국가경쟁력강화포럼, 경제민주화실천포럼, 시민정치포럼 등이었다. 계파별 성격을 띠면서 주요 정치 현안마다 한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평가 받았던 소모임은 법안 표결에 있어서는 주요 정치 행위자 중 영향력이 가장 미미했다.
 
김기성·최병호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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