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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은행권, 중국 증시 연계 ELF 이탈 막아라

신한, 고객 응대 매뉴얼 배포…국민, 본점 안내데스크 구축

2016-01-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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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고객 문의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 증시의 영향을 받는 홍콩 H지수가 연일 하락하면서 관련 주가연계펀드(ELF)를 구매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이에 은행들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매뉴얼을 영업점에 배포하거나, 내부 전산망을 이용해 매뉴얼을 공유하거나 본사 차원에서 영업점 상담 지원을 하는 등 불안한 고객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홍콩 H지수 기반 ELF 상품에 대한 문의와 민원이 2배 이상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를 기반 ELF 상품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중국 증시 불안과 함께 H지수가 동반 폭락하면서 손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로 상하이종합지수 등 중국 증시가 오르면 H지수도 함께 오르고, 중국 증시가 하락하면 H지수도 함께 하락한다.
 
실제로 5월 1만4960선까지 치솟았던 H지수는 6월부터 시작된 중국 증시 하락과 함께 급락세를 타더니 이날 8000선 아래까지 곤두박질쳤다.
 
은행들은 ELF에 가입한 고객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중국 증시와 연동된 상품과 관련한 문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응대 매뉴얼을 배포했다.
 
신한은행은 이 매뉴얼에 따라 H지수 관련 펀드가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해 보이나, 1~ 2년 후 시장이 안정화 되면 이익을 본 후 청산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 불거진 '리먼 사태'를 예로들며 지금은 주가가 저점이라 불안하나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라는 내용도 매뉴얼에 포함됐다. 당시에도 H지수 문제가 불거졌지만, 1~2년 후 안정화 돼 결국 관련 상품에 투자했던 고객들이 수익을 챙겼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KB국민은행에서 직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한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와 연계된 ELF 상품 판매가 많았던 만큼, 관련 상품 문의 또한 많아 공식적으로 영업점에 바람직한 응대 방식을 담은 지침을 내렸다"며 "우리 상품은 노낙인(No Knock-in) 구조라 중간에 주가가 떨어져도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각 영업점 상담과 자산관리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본부 부서에 안내데스크를 꾸렸다.
 
또 중국 증시 관련된 상품을 구매한 고객을 상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자산배분 비율의 균형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업무와 불만 상담 등을 더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도 영업점 문의가 있으면 본부 차원에서 상담해드렸는데, 지금은 중국 증시 등락 및 변동성 증가로 불안감이 커져 비상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내부 정보 게시판을 이용해 중국시장 불안 원인과 전망, 고객에 응대할 수 있는 매뉴얼을 띄워놓고 직원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초부터 중국 이슈가 불거져 내부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주가는 오를때도 있고 내릴때도 있으니 차분하게 응대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애널리스트 시황분석, 상품 전망 등 전문가 의견을 제시하며 고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있다. 이들 전문가 의견은 현 사태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으니, 수익이 만회될거라는 기대 보다는 환매나 비중을 줄이는 쪽을 고려해 보라는 조언을 담았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ELF 손해 정도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H증시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H 증시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도 별로라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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