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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

2015년 게임·포털업계의 명과 암

2015-12-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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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류석기자] 2015년 게임·포털업계는 명과 암이 뚜렷한 한 해였다. 올해 게임업계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가 게임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실제 PC 온라인 게임 못지 않은 높은 매출을 달성하며, 업계의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국내 게임산업의 양대 축인 엔씨소프트(036570)와 넥슨의 경영권 분쟁은 반 년 이상 떠들썩하게 이어지며, 업계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사기도 했다.
 
포털 업계도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카카오(035720)는 올해 초 택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카카오택시' 출시를 통해 O2O 서비스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NAVER(035420)(네이버)는 쇼핑 O2O 플랫폼 '쇼핑윈도'를 통해 건강한 쇼핑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정식서비스 11개월만인 지난 11월에는 월 거래액 23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두 포털은 정치 이슈에 휘말리기도 했다. 지난 9월 국정감사 당시 뉴스 서비스 공정성이 논란이 돼 국회에 여러차례 불려 다녀야 했다.
 
모바일 RPG의 약진
 
게임업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모바일 RPG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첫 모바일 RPG 흥행작인 넷마블게임즈(넷마블)의 '레이븐'을 시작으로 웹젠(069080)의 '뮤오리진', 넷마블의 '이데아' 등이 흥행을 이어갔다. 또 12월 들어서는 넥슨의 '슈퍼판타지워'와 'HIT'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아울러 2013년 넷마블이 출시한 '몬스터길들이기'와 지난해 출시된 '세븐나이츠'도 올 한해 흥행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장수 모바일 RPG로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세븐나이츠의 경우 연말 다시 한번 구글과 iOS 앱마켓에서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게임업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업은 넷마블게임즈다. 올해 출시한 모바일 게임의 수는 대략 20여 종이다. 이 중 4~5개 게임은 양대 앱 마켓 매출 순위 10위권 안에 안착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넷마블은 이를 통해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매출순위 2위에 해당한다. 또 넥슨은 올해 하반기 슈퍼판타지워, HIT 등 모바일 RPG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모바일 게임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웹젠도 '뮤오리진'의 지속적인 흥행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에 성공했다.
 
◇이데아. 사진/넷마블게임즈
 
엔씨-넥슨 경영권 분쟁 마무리
 
엔씨와 넥슨은 3년 전 글로벌 게임업체를 인수하기 위해 손을 잡았지만,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이후 양사 간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올 한해 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얼굴만 붉혔다. 이번 분쟁은 지난 1월 넥슨이 넥슨재팬과 넥슨코리아가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 15.08%의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한다고 엔씨측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2월이 되자 넥슨은 엔씨에게 오웬 마호니 넥슨재팬 대표 명의의 주주제안서를 보내 자사가 추천한 이사를 선임하라고 요구하는 등 경영 참여 계획을 엔씨측에 통보했다.
 
이에 엔씨는 같은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우호적 지분 인수자)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엔씨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주총이 끝난지 7개월이 흐른 지난 10월 넥슨은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을 통해 엔씨 주식 전량을 매각하며, 엔씨와의 완전한 결별을 선택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향후 두 기업 간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창업자 간의 만남조차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등 감정의 골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주 NXC 대표(왼쪽)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시스
 
일상 파고든 O2O 서비스
 
올 한해는 여러 인터넷 기업들이 다양한 O2O 서비스 실험에 나선 시기였다. 가장 성공적인 서비스는 카카오의 '카카오택시'였다. 카카오택시는 지난 13일 기준 누적 호출 수 5000만 건을돌파하며, 국민 O2O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하루 호출 수는 60만 건에 달하며, 기사 회원 수는 전국 택시 면허 수의 70%에 육박하는 19만여명이다. 최근에는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이며 수익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제주 감귤을 전국으로 유통시키는 농산물 O2O, 대리기사와 사용자를 모바일로 연결하는 대리운전 O2O 등의 새로운 실험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플랫폼 안에서 모바일 이용자들의 쇼핑 흐름을 이어주는 데 집중했다. 네이버 O2O 쇼핑 플랫폼인 쇼핑윈도는 스타일윈도, 리빙윈도, 뷰티윈도 등 네이버홈 각 주제판과 쇼핑윈도 전문관을 보다 긴밀하게 연계하고 전문관 라인업을 확대해 이용자의 세분화된 관심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쇼핑윈도는 지난 8월 이후 두 달 연속 월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11월에는 월 거래액 23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에도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넘어서서 이용자의 일상과 쇼핑,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없이 하나의 경험으로 통합되는 생활 쇼핑 플랫폼을 지향점으로 다양한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택시 블랙. 사진/카카오
 
포털 뉴스 공정성 논란
 
올해 순항할 줄로만 알았던 두 포털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지난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포털 뉴스 공정성이 논란이 돼 곤욕을 치뤘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리는 뉴스들이 대부분 편향돼 있다는 것이 문제를 제기한 측의 주장이었다. 주로 정부 여당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야당은 '포털 길들이기'라고 응수했다. 논란 끝에 별다른 결론 없이 사태는 마무리됐다. 다만, 포털 뉴스 공정성 이슈는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뜨거운 감자'인 만큼 양 사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물려 두 포털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당시 국감장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네이버를 독과점 업체로 볼 수 있다"며 "국감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조사를 시사한 바 있다. 네이버는 PC검색 점유율 77%·모바일 검색 점유율 76%라는 독점적 지위를,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모바일메신저 점유율 97%라는 절대적 지위를 이용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국회에서는 뉴스 편향성과 시장지배적사업자 논란을 시정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통과되지는 못했다.
 
류석 기자 seokitn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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