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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인터뷰)하지원 "억척 엄마 역할, 해보니 좋던데요?"

2015-01-16 14:00

조회수 : 20,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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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배우 하지원(37)이 또다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억척 엄마역이다.
 
하지원은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허삼관’에서 억척스러운 세 아이의 엄마 허옥란 역을 연기했다. ‘허삼관’은 배우 하정우가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영화다.
 
지난 1996년 데뷔한 하지원이 아이 엄마 역할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5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하지원과 만났다. 하지원은 “사실 자신이 없었는데 아이 엄마 역할을 해보니 정말 좋았다”며 웃어 보였다.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NEW)
 
◇첫 엄마 역할 도전.."사실 자신 없었다"
 
서영희(36), 이보영(36), 박은혜(37) 등이 하지원의 또래 배우들이다. 이들 모두 아이 엄마 역할을 연기해본 적이 있는 유경험자들이다. ‘허삼관’을 통해 처음 엄마 역할을 맡게 된 하지원은 또래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에 유부녀역을 맡은 것이다. 
 
하지원은 “이번 작품을 하기 전엔 다른 여배우들보다 아이 엄마 역할을 연기하는 시기가 많이 늦었다는 생각도 안 했었다”며 “그동안 내 나이보다 어린 역할도 많이 하고, 강렬한 느낌의 역할도 많이 했는데 사실 억척스러운 건 안 해봐서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보면 내가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반면 자신이 없는 역할도 있거든요. 허옥란 역할이 나한테 딱 맞는 역할 같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감독을 맡은 하정우씨가 ‘나도 아빠 역할이 처음이다. 엄마 역할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하지원이 허옥란을 연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얘기했어요. 그렇게 접근하니 좀 더 마음을 열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결혼도 안 한 여배우의 입장에서 모성애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하지원은 “아이들이 너무 좋았다”고 웃어 보였다. 촬영 당시엔 엄마, 누나, 이모 등 다양한 호칭으로 하지원을 불렀던 아역 배우들이 촬영이 끝난 뒤엔 누나라고 편하게 부른다고.
 
“대본을 수십번 보고 연습하고, 계산된 설정에 따라 접근해야 하는 작품들이 있어요. 그런데 ‘허삼관’은 그렇게 접근한다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죠. 아이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친하게 지내다 보니 현장에선 정말 제 느낌대로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NEW)
 
◇"'감독' 하정우, 현장에서 굉장히 멋있었다"
 
하지원과 하정우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데뷔 후 처음이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이자 흥행 보증 수표인 하정우는 여배우의 입장에서 분명 매력적인 파트너. 하지만 ‘감독’ 하정우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허삼관’은 지난 2013년 개봉했던 영화 ‘롤러코스터’에 이은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하지원으로선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하지원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허삼관’은 대사가 문어체로 돼 있는 작품이에요. 그리고 동화 같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밌으면서도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이걸 하정우 감독이 만들면 굉장히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롤러코스터’를 정말 재밌게 봐서 그런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원은 이어 하정우에 대해 “현장에서 굉장히 멋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굉장히 유머가 있고 여유가 있는 분이에요. 촬영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날씨가 안 맞을 때도 있잖아요. 그런데 웃으면서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죠. 배우로서 굉장히 똑똑하기 때문에 감독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두 사람은 1978년생 동갑내기다. 하지만 서로 이름에 ‘씨’를 붙여 존칭을 쓴다고 했다. “서로 말을 놓자는 얘기는 안 했어요. 그래도 촬영 중에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엄청 친해졌어요”라는 것이 하지원의 얘기다.
 
‘허삼관’엔 블랙코미디물인 ‘롤러코스터’를 통해 선보였던 하정우 특유의 유머 코드가 녹아있다. 극 중 허옥란이 남편 허삼관(하정우)의 옛 연인인 송씨(전혜진)와 기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지원은 하정우가 감독으로서 했던 디렉션 중 이 장면에 대한 디렉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원래는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자들이 싸우는 장면이었어요. 드라마를 보면 여자들이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곤 하잖아요. 그런데 하정우씨가 저한테 잽을 날리라고 그러더라고요. 진짜 권투를 하듯이 ‘액션 본능’으로 해달라고요. 그래서 시원하게 보여드렸어요.(웃음) 너무 웃어서 NG도 많이 났었죠.”
 
◇배우 하지원. (사진제공=NEW)
 
◇"연기할 땐 더 솔직해지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충무로에선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흥행에 유리한 남자 캐릭터 중심의 영화들이 충무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하지원은 “저는 액션도 하고 스릴러도 해봐서 다른 배우들보다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게도 아직까진 '내가 할 게 없네'라는 생각은 안해봤어요. 다만 좀 더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옥란 역할을 연기하고 나니 앞으로는 누군가의 삶에 대해 진정성 있고 깊게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강렬한 역할들을 많았는데 앞으로 자연스러운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그렇다고 아직 엄마 역할이 자신이 있는 건 아니다"고 웃어 보인 하지원은 "연기할 때는 더 솔직해지려고 한다. 진짜 감정으로 하려고 한다. 연기를 하려고 억지로 과거의 일을 떠올리거나 딴 생각을 하면 눈물이 절대 안 나온다”며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털어놨다.
 
하지원과 하정우가 인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허삼관'은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적절히 담아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허삼관'을 찍으면서 힐링이 됐다”는 하지원은 “주위 분들이 영화가 좋다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입소문을 타고 더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허삼관’은 만두처럼 따끈따끈하고 말랑말랑한 영화예요. 동화 같고 판타지적인 요소도 있고요. 영화를 보고나서 가슴이 먹먹해서 많이 울었다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봐도 또 보고 싶은 영화, 아니, 열 번은 봐야 하는 영화인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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