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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의눈)자본시장 부활의 키는 '고령화'

2014-04-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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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100세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1970년 62세 수준에서 2000년 76세, 2010년 80.8세로 40년 동안 20년 가량 증가했다. 기대수명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1.4세로 10년 전 보다 4.4년 연장됐다.
 
고학력 트렌드로 취업 시기는 점차 늦어지는데 평균 수명은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간과 퇴직후 비경제활동 기간이 엇비슷한 기이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후를 위해 돈을 움켜지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부터 10년 동안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약 5년 늘어나는 사이에 평균 소비성향이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4% 이상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연령별로 20∼50대 소비자의 소비성향 감소폭이 3.7%포인트였고 60대 이상은 9.0%포인트에 달했다.
 
소비성향을 줄이면서까지 자금을 모았다면 노후 준비 수준은 높을까.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6개국과 브릭스 4개국 등 20개국을 대상으로 2013년 기준 고령화 준비(GAP)지수를 평가한 결과 고령화 대비 경제적 준비 수준을 평가한 소득충분지수(IAI)는 우리나라가 19위였다. 개인이 고령화 준비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노후에는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해주는 것이 일반화돼 노후 준비라는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 사랑은 없다'고 했던가. 안타깝게도 빠듯한 생활에 전적으로 부모를 부양할 의지가 없어진 젊은 세대들의 의식변화 탓에 뒤늦게 노후 준비에 뛰어든 50~60대들은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노후 자금을 투자했다가 마이너스가 날 수도 있다는 인식들이 노후 자금을 주머니 속에 꽁꽁 묶어두고 있다. 현재의 월급을 은행 예적금에 넣기에는 금리가 너무 낮고, 부동산은 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로서의 매력을 이미 잃은지 오래기 때문이다. 대안은 투자상품 뿐인데,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여타 펀드나 결합상품에 대한 불안감과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몇 푼 주머니에 더 넣어두는 것이 몇십년이나 늘어난 수명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때문에 우리나라도 노후 준비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전체 펀드 순자산의 41%가 퇴직연금이다. 2012년말 기준 퇴직연금의 27%가 펀드에 투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은 2013년말 기준 퇴직연금의 5.4%만 펀드에 투자되고 있다. 공모 펀드 순자산의 2.5%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주식은 28배, 채권은 16배, 예금은 8배, 부동산은 4배 올랐다. 시장 상황과 투자 환경이 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자본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 가능성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플러스 수익률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다.
 
인식을 변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과 시장이 함께 인식 변화와 위기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개인의 생애 경제 활동 기간은 짧아지고, 가족 간의 유대관계는 완화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 금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으며, 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남은 생을 보장받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령화의 해법은 '자본시장'이다. 그리고 침체된 자본시장을 살리는 해법은 '고령화'라 감히 점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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