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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도수전쟁上)지역 저도 소주, 수도권 점령하라

무학, 창원2공장 가동하며 전국 소주 30% 생산량 구축

2013-12-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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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민의 술 소주. 최근에는 수입맥주, 와인 등의 공세가 거세지만 우리의 1등 대표 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종류와 맛으로 국민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요즘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벼운 한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알코올 도수가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따라서 20도 이하 저도 소주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지방 브랜드들은 방송 광고가 가능한 낮은 도수의 소주를 내세워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지금보다 '독한' 소주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거기에 한류를 내세우며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소주는 국내와는 달리 20도 이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20도 대의 주류가 많지 않은 것이 그 이유다. 국내 소주 업체들의 틈새 공략, 고급화, 세계화 전략 등 소주 도수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 최대의 주류업체인 무학(033920)이 대규모 공장을 증설하면서 전국 시장에 선전 포고를 했다.
 
무학이 11월 중순 준공 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창원2공장은 건물 전체면적 1만8017㎡의 규모에 전국 소주 시장의 30%에 달하는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좋은데이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무학)
이 공장의 주요 생산품목은 좋은데이, 화이트소주 등 희석식 소주, 매실마을 등 과실주, 수출용 소주 등이다. 하루 최대 230만 4000병이나 생산할 수 있다.
 
무학을 이끌고 있는 품목은 '좋은데이'로 지난 2006년 출시된 알코올 16.9도의 대표적인 저도 소주다.
 
이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무학은 지난 2010년 금복주를 제치고 소주 시장 3위의 자리에 올랐다.
 
특히 무학은 지난해 누적 시장점유율 13.4%를 기록해 업계 2위인 롯데주류의 14.9%에 바짝 따라 섰다.
 
올해 들어서는 2월 무학이 13.5%로 롯데주류의 12.5%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무학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운영 중인 '파머스 키친'이란 외식매장 겸 유통지점을 통해 소규모 주류 영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부터는 이곳을 통해 소매점과 음식점에 좋은데이를 유통하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무학은 좋은데이의 서울 진입을 대비해 이 지역의 테스트를 바탕으로 부산·경남과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구사할 방침이다.
 
또한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 17도 아래로, 경쟁 제품과 다르게 TV 또는 라디오에서 광고가 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가 가능한 도수 마지노선을 밑도는 제품을 출시한 것도 시장 확장의 주요한 전략이다.
 
무학 관계자는 "이번 창원2공장 가동과 함께 영업을 강화하면 시장 점유율을 높여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록 소규모 영업이지만 현재 서울 지역의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소주업체들은 좋은데이의 영역 확장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A업체 관계자는 "저도 소주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인기가 많을 뿐이지 수도권에서는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며 "수도권 소비자는 어느 정도 이상의 도수를 갖춰야 한다는 심리적인 제한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11년 하이트진로(000080)가 15.5도의 저도 소주로 선보였던 '즐겨찾기'는 현재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역으로 부산·경남을 공략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만 16.9도의 '쏘달'을 판매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알코올 도수 19도인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가장 인기가 많고, 20도가 넘는 제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은 두가지 도수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19도인 참이슬과 20.1도인 참이슬 '클래식'의 판매 비율이 7:3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구축된 유통망으로 지역 소주 업체의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B업체 관계자는 "앞선 경험상 지역 업체가 기존 수도권 유통망을 극복하기가 힘들다"면서 "유통을 비롯해 마케팅 능력이 비교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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