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KT(030200)의 통신시장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되면서 불법·출혈 경쟁 등 과도한 마케팅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길종섭)는 13일 서울 광화문 프라자호텔에서 ‘제5차 디지케이블비전포럼’을 개최하고, 유료방송 출혈경쟁과 방송통신 결합상품의 문제점을 논의했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인사말에서 “불법·편법 요소로 시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잃었다”며 “유료방송 산업이 무너지면 결국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이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맹찬호 현대HCN 상무는 KT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영업사례를 발표하면서 ▲ 계약되지 않은 방송채널 무료 시청 제안 ▲ 케이블 단체계약이 전면금지 된 것처럼 허위·과장홍보 ▲ 케이블(SO) 설비 무단 이용 ▲ 케이블 선로 차단으로 시청 장애 유발 ▲ 경쟁사 우편물 무단 수거 등을 했다고 주장했다.
맹 상무는 KT가 방송요금을 정상가 대비 50%가 넘는 과도한 할인가격으로 저가경쟁을 부추기며 덤핑공세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최정일 숭실대학교 교수(미디어미래연구소 부소장)는 결합서비스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는 방송통신 시장의 득과 실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최 교수는 "결합판매는 소비자 이익 증진과 산업 활성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배력 전이와 과도한 마케팅에 따른 경쟁제한 문제 등이 결과적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KT의 마케팅 비용이 SO 전체 매출 2조5000억원보다 규모가 커 방송시장에 진출한 통신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 전이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케이블업계가 정부를 통해 통신사업자들의 과도한 마케팅 행위 등 불공정 거래 행위를 저지하고, KT의 부당내부지원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산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돈 변호사(법무법인 한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당염매와 끼워팔기 등의 폐단으로 인해 우량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쟁저해 현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저해 문제 해소를 위해 단기적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판매의 위법성에 대한 세부적인 판단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자간 공정 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 방향으로 방송통신 통합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회는 케이블TV방송사업자 일동 명의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OTS 상품 퇴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