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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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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연애

2024-03-13 20:00

조회수 : 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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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당시 취업준비생으로 세상과 단절한 채 칩거하며 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뜻대로 되는 게 없던 시절, 지인이 책을 한권 선물해 줬습니다.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였어요. 책은 20대 청춘들의 고민에 저자가 답하는 형식이었는데요. 이성친구의 결혼이 가슴 아파 혼란스럽다는 상담 내용에 저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자기기만적 유사연애였다고 인정하시라. 그렇게 친구가 아닌 연인으로 이별해야 한다."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썸, 어장관리 등의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인도, 친구도 아닌 애매한 감정을 유지하는 건데요. 연애하는 감정을 느끼고는 싶지만 '책임감'을 갖기는 싫은 상태, 딱 그 정도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감정이입의 정서적 안전거리가 확보되는 상태. 그래서 김어준은 이를 '유사 애정행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최근 에스파 카리나 열애설이 보도되자 팬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습니다. 카리나는 "많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고 또 많이 놀랐을 마이(에스파 팬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우리가 같이 나눈 이야기를 떠올리며 속상해하고 있다는 걸 잘 알아요"라는 사과문을 발표하는 촌극이 펼쳐졌는데요. 
 
그동안 카리나는 유료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인 버블을 통해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해 왔습니다. 유사연애 감정을 느꼈던 팬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 팬들은 "직접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거예요"라는 협박성 멘트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트로트 가수 박지현이 출연했는데요. 하루 일과 중 무대에서 사용할 플러팅 멘트를 직접 적어보고 말로 연습을 하더군요. 팬들을 연인이라 생각하고 기대할 만한 멘트를 준비하는 건데요. 연애할 수 있을 것처럼 기대감을 심어주는 스타의 팬 사랑. 득인지 독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재욱과 열애 사실을 공개한 카리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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