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은 4일 "개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고의 정치개혁"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개헌은 역대 국회의장들이 추진하려 했던 정치개혁의 단골 메뉴이기도 데요. 김형오, 정의화, 문희상 등 전임 국회의장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개헌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4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치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해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김 의장은 "지난 연말 국회는 또 다시 예산안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했고 선거법은 아직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송구하다"고 입을 열었는데요. 이어 그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와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갈수록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되고 있다"며 개헌이 필요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김 의장은 또 "이번 국회에서도 개헌의 기회를 놓치는 듯 보인다"면서도 "뼈아픈 일이지만 개헌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은 "(21대 국회의) 남은 기간 동안 개헌절차법은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국가 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기 위해 그 과정과 절차를 규정한 개헌절차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김 의장은 독일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독일의 경우 1949년 이후 66회, 1990년 통일 이후 31회 개헌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국가 미래 아젠다는 긴 시간, 국민의 확고한 지지 속에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개헌을 위한 상설특위를 설치해 국회의원 임기와 무관하게 개헌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개헌안의 첫 번째 국가과제로는 보육·교육·주택 등 인구감소 대책을 명시하고 국민투표를 통해 정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국가위기를 막아내기 위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헌법에 못 박자는 취지입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선거구 획정제도 개선도 제안했습니다. 김 의장은 "반복되는 선거구 획정제도의 파행은 국민의 참정권과 선거권을 침해한다"며 "선거구 획정 기한을 현행 선거일 전 1년에서 6개월로 현실화하고 선거제도를 그보다 먼저 정하도록 못 박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일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기시행 중인 선거 제도로 선거를 치르도록 법에 규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인사청문회 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김 의장은 주문했습니다. 공직후보자의 직무역량과 도덕성 검증을 분리하는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인데요. 김 의장은 "여야간 공감대는 이뤄졌으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입장이 번복된다면 다음 정권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정하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외에도 김 의장은 국회 예결산심사권 강화, 상임위원회 개편 등의 과제도 제시했습니다. 특히 예결산심사권의 경우 민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결산 제출 시기를 앞당기고 예산안 편성 초기부터 각 단계마다 국회보고 과정을 보완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과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김 의장은 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손으로 대립과 반목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어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해현경장의 굳은 각오로 한국사회에 과감한 변화와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한민국 대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