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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옳다는 착각

2024-01-02 11:11

조회수 :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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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갑진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간은 늘 갈등과 분쟁을 겪어왔습니다. 종교의 다름으로, 계급의 차이 등으로 오랜 기간 싸워왔죠. 기술의 발달과 현대 사회의 소통은 더 쉬워졌고, 정보의 양과 질은 높아졌습니다. 과거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 역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체감하는 인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것 같습니다. 성별 간의, 세대 간의, 인종 간의 갈등은 더욱 세분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오히려 정치권의 갈등이 더 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같은 갈등의 원인은 자신들만이 정의라는 착각과 본인들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에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는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있습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없는 방향성입니다. 각각이 추구하는 가치,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2024년의 정치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만을 정의로 두고 있습니다.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첫 메시지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사실상 야당을 겨냥한 강공 신년사입니다. 
 
올해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지난 한 해 동안 '이념'을 강조하며, 국민 절반을 사실상 '종북' 취급해 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총선을 앞두고 이런 메시지를 전한 겁니다. 
 
이를 놓고 '독선과 오만', '무성찰과 무책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작 본인은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의혹이 있다면 해소하면 될 일입니다. 윤 대통령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어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의 자리에서 자신만이 옳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새해에는 가장 낮은 곳을 보고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어야 합니다. 윤석열정부에는 3개월짜리 장관이 있습니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장관을 '스펙'으로 거쳐 간 거죠. 이를 용인한 것이 윤 대통령입니다. 오로지 총선만을 바라보는 국정운영입니다.
 
갈등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가장 큰 책임자인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해서 화합의 메시지를 내야하지 않을까요.
 
크리스토퍼 J. 퍼거슨의 저서 '나만 옳다는 착각'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인간의 갈등 원인에는 '내 편 편향' 등 여러 심리적 편향들이 자리 잡고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편향들은 인류의 오랜 본능과도 같아서 쉽게 없앨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인류의 역사에 기록된 파국들은 극복돼 왔다는 겁니다. 정치권이 먼저 나서 갈등 극복의 길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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