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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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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자 하림 선정에 HMM 노조 사상 첫 파업 임박

이번주 내 단체협약 결렬 통보 뒤 투쟁 계획

2023-12-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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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HMM(0112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이 선정되자 HMM 육·해상 노조가 파업 강행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HMM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1976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 됩니다. HMM은 국내 유일 대형 컨테이너 선사인만큼 파업이 본격화 되면 수출기업의 물류대란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9일 HMM은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통해 주식매매계약, 주주 및 사채권자간 합의서를 확정 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사측과 단체협약을 진행 중인 HMM 해상노조는 당장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선원법상 공해상에 있는 선박은 파업을 할 수가 없는데요. 노조는 부산신항에서 출항 거부 등 단체행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주 내로 사측에 단체협약 결렬을 통보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단체협상을 매각 이슈와 연결짓는 이유는 근로자들이 그동안 감수한 희생 때문입니다. HMM은 지난 2020년 9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고, 작년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영업이익률만 53.5%입니다. 벌어들인 돈의 절반을 수익으로 남겨놨다는 얘기인데요. 해운산업은 업황에 따른 등락 폭이 커 호황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직원들 처우 개선 대신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둔 건데, 특정 기업 배불리기에 쓰이게 생겼다는 지적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구성원인 근로자들이 주인 없을 때 허리띠를 졸라맸는데 이제 와서 엉뚱한 기업 이자 갚기에 1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낼름 쓰이게 생겼다"며 "국책기관인 산업은행이 해운업의 발전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발 뺄 생각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HMM이 하림의 곳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실제 하림은 하림USA가 적자를 이어가자 팬오션을 상대로 30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이전에는 NS홈쇼핑이 하림산업이 추진하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에 65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부산신항에서 파업이 진행되면 한국으로 들어올 배를 중국 상하이나 일본 요코하마, 나고야 등에 기항시키게 됩니다. 부산에 내릴 짐을 다른 항구에서 내린 뒤 다른 운송수단을 통해 한국에 들여오는 일들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HMM은 하팍로이드, 양밍 등과 함께 해운동맹 협력체제인 '디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는데요. 이 경우 얼라이언스 파트너들의 불만이 커지게 됩니다. 노조의 작업 거부로 인한 추가 물류 비용도 HMM에서 부담해야 합니다. 
 
육상노조도 파업에 동참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국회 기자회견, 조합원 결기대회를 등 단체행동을 추진하겠다며 대응 수위를 높였습니다. 
 
본 계약 체결을 위한 추후 협상 참여도 공개적으로 요구할 방침입니다. 육상노조 관계자는 "하림은 어디까지나 우선협상대상자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안 밝혀지면 이는 밀실 협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협상 과정을 철저히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특혜가 있다면 계약을 하더라도 산업은행을 배임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달 21일 HMM 노조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개최한 ‘졸속매각 반대 조합원 결의대회’. (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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