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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지주 지배구조 개선)사외이사 76% 3월 임기만료…물갈이 불가피

이사회 '거수기 역할·학계 편중' 도마 위

2023-12-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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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에 제동을 걸면서 이사회 역할 강화를 주문했는데요. 회장 추천권이 있는 사외이사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 등 대부분 안건에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도록 제도를 손질하라는 뜻입니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0명 중 23명(76%)의 임기가 내년 3말 만료되는 가운데 새로운 진용이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총 30명인데요. 이중 76%에 해당하는 23명이 내년 3월 주총에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4대 금융지주는 정관과 내부규범 등을 통해 사외이사의 최대 재임기간을 6년(KB금융의 경우 5년)으로 제한해놓고 있습니다.
 
금융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인 김경호,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이사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중 김경호 이사는 내년 3월에 5년 임기를 모두 채워 교체가 불가피합니다. 나머지 3인에 대해선 연임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입니다.
 
신한지주는 현재 9명의 사외이사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중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윤재 전 대통령실 재정경제비서관은 2019년부터 사외이사로 선임돼 연임 3회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신한금융은 기존 12명의 사외이사 규모를 9명으로 줄이는 대신 임기가 만료된 8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연임시켰는데요. 내규로 정한 6년을 채운 사외이사는 아직 없습니다.
 
하나금융 11명의 사외이사 중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인원은 6명입니다. 이중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허 교수는 하나은행 3년, 하나금융지주 5년으로 2015년부터 5연임을 달성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에서 정한 법정 최고임기 9년을 모두 채우게 됐습니다. 그 밖에 김홍진, 양동훈, 이정원 사외이사도 내년 3월이면 하나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사외이사 임기 6년을 채웁니다.
 
우리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6인 중 윤인섭, 정찬영, 신요환, 송수영 등 4명이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입니다. 재직기간이 가장 긴 정찬형 이사가 2019년 1월부터 재직한 상황이라 6년 임기를 모두 채운 인물은 없어 이들은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CEO나 사외이사 선임시 경영진 '참호구축'을 막기 위해서는 전문성 있는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거론한 만큼 내년 3월 사외이사진에 새 바람이 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의 핵심 중 하나는 사외이사제도 손질인데요. 금감원은 사외이사에 대한 적정 임기정책과 장단기 이사회 승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획일적인 '2+1년' 임기 정책을 새로 정비해 사외이사 임기만료가 특정 시기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고, 전문성·다양성 목표를 반영하여 주기적인 이사회 내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기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금감원은 특히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을 손봐야 한다고 권고했는데요. 현재 은행권 사외이사 직군은 학계 37%, 금융계 22%, 관료 12%, 비금융계 11%로 구성돼 학계 중심으로 편중돼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요 금융지주 중 신한금융 사외이사 9명 중 7명(77%)이 학계(교수)로 구성됐고, KB금융 사외이사 7명 중에선 교수가 5명으로 71%를 차지했습니다. 하나금융 사회이사 중 교수는 4명으로 50%를 차지합니다. 다만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교수 직업을 가진 사외이사가 없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사외이사는 소비자 보호,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인 만큼 경쟁사를 지낸 금융인보다는 학계 수요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며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정합성까지 주문하는 데다 내부통제 책임까지 부여하고 있어 내년 주총에서 새 임기를 시작하는 사외이사는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 외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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