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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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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기자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여전사·상호금융 CEO 만난다

비은행권 연체율 상승세 지속 '건전성 비상'

2023-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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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비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합니다. 다섯번째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인데요. 상생금융 독려 차원이 아닙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과 농협·신협 등 비은행권 연체율이 오르며 건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요.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강도 높게 주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하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20일 비은행권 CEO들에게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을 강도높게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오는 20일 저축은행사, 카드·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신협·농협 등 상호금융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손실흡수 능력 제고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금융당국 수장들은 각 금융업권 CEO들과 릴레이 회동을 갖고 있는데요. 금융지주 회장단과 은행장들, 보험사 사장단 등과 자리를 가지면서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국민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의 상생금융안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은 2조원에 달하는 기여금을 내놓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고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이번 비은행권 CEO 간담회는 상생금융 방안과 관련이 없다는 전언입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사 대부분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은행과 보험사들이 당국 압박에 못 이겨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비은행권은 이자이익을 나눌 형편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내년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번 만남을 기획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비은행권은 고금리 시기 이자이익 혜택을 봤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저축은행 업계나 상호금융조합 절반 이상이 적자 상태라 상생금융안을 내놓으라고 할 처지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비은행권 CEO간담회는 최근 들어 부동산 PF 부실 여파가 비은행권 전반으로 퍼지면서 마련된 것인데요.  금융당국이 금융권 PF대주단 협의회를 통해 PF대출 만기 연장 등으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지만 더 이상의 시간벌기가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부동산 PF 리스크 전이될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본격화 하면서 금융권은 살얼음판을 걷는 중입니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PF부실 우려가 전업권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지난 6월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33조1000억원인데요. 지난 2012년말 37조5000억원 규모에서 10년만에 100조원이 불어난겁니다.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비은행권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불안감을 더욱 키우는 요소입니다.
 
특히 부동산PF 중 안정성이 낮은 브릿지론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이 58%로 가장 많았고, 캐피털사가 39%, 증권사 33% 순을 보였습니다. 은행·보험업계가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PF를 취급한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미분양 우려가 높은 고위험 사업장이나 부실우려 아파트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규모가 크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PF 만기 연장을 유도하고 있지만 리스크는 점점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고금리로 인해 공사비가 급증했고 주요 개발 프로젝트가 수시로 멈추는데다 요 건설사 미청구 공사액만도 수십조원에 이릅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들의 미청구 공사비는 약 17조4900억원인데요. 지난해 3분기 13조7400억원에 비해 27% 증가했습니다.
 
금감원, 내달 비은행권 현장점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저축은행과 농협·신협 등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중소서민권역 연체율 상승세가 계속됐습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6.15%로 전분기말(5.33%) 대비 0.82%p 상승해서 2분기 상승폭(0.26%p)보다 확대됐습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업권의 연체율도 3.1%로 전분기말(2.8%)보다 0.3%p 상승했습니다. 여전사의 경우 카드사는 1.6%, 캐피탈사는 1.81%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금융당국은 비은행권의 연체율 추가 상승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지도하고, 필요시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방침입니다.
 
다음 달 금감원은 연체율이 치솟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연체채권 관리 실태 등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인데요. 아직까지 연체율 상승이 현재까지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기 않지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2금융권의 취약부문 대출자산 건전성 등을 계속해서 들여다볼 방침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은행권 연체율은 내년 초까지는 당분간 올라가되 상승폭 자체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달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연체율 현장점검을 나갈 예정으로 연체율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내달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연체율 현장 점검을 나갈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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