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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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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트럼프’ 밀레이 시대…ARGT 주목

‘더 나빠질 것도 없다’ 주가 급등

2023-11-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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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아르헨티나에 극우세력이 집권하면서 정치와 경제의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지금이 최악의 상황인 걸 감안하면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더 큽니다. 대선 직후 증시도 급등했습니다. 
 
1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연합 후보인 하비에르 밀레이 자유당 대표가 55.95%를 득표, 여당 후보 세르히오 마사 경제부 장관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도 들썩였습니다. 17일 아르헨티나의 메르발(MERVAL) 지수는 7.11% 급등한 64만5079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주가지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폭등하는 날이 많습니다. 물가가 주가지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메르발지수만으론 실질적인 증시의 등락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날의 급등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진 하락세 중에 나온 것이어서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거라 풀이할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상장지수펀드(ETF)도 급등했습니다. Global×MSCI Argentina ETF, 종목기호 ARGT는 MSCI All Argentina 25/5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경기소비재 40%, 은행 11%, 필수소비재 11% 등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주식의 실질적인 시장가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RGT 주가 흐름은 아르헨티나 경제상황에 비해 좋은 편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계속 올랐고 하반기엔 조정을 받고 있다가 이날 11.56% 급등한 46.9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지난여름의 고점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에 98%를 찍은 이후로 9개월 연속 매달 100%를 넘었습니다. 지난 10월 상승률 142%는 32년 만의 최고 기록입니다. 아침과 저녁의 물건값이 다를 정도여서 국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현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일 목적으로 계속해서 화폐를 찍어내는 통에 화폐가치가 폭락, 올해 초 1달러당 178.12페소였던 환율은 20일 현재 353.83달러로 2배나 폭등했습니다. 
 
이에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했고 이에 부응한 인물이 밀레이 후보입니다. 밀레이 후보는 포퓰리즘이 만연한 페론주의를 배격하는 극우파 인물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에 그의 성향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밀레이 후보는 국가의 체질 개선을 넘어 파괴 후 재창조를 표방합니다. 휴지가 되어버린 페소화를 두고 “페소는 똥이다”라는가 하면, 물가통제에 실패한 중앙은행을 없애고 달러를 통화로 삼겠다고 선언하는 등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도입니다. 각종 보조금을 삭감하자는 의미로 전기톱을 들고 연설한 것도 유명합니다. 이에 양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젊은층이 전폭적으로 지지했습니다.
 
밀레이 당선인의 공약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선 중앙은행의 달러 보유고가 너무 부족해 달러를 아르헨티나 통화로 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과거에도 페소화 환율을 미국 달러화와 1:1로 연동시켰다가 달러 가치가 오를 때 아르헨티나의 수출경쟁력이 급락해 큰 곤욕을 치렀습니다. 경제학자들도 달러 통화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긴축 재정을 지향하고 있으나 현 여당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한 탓에 정부와 사사건건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긴축이 실행되면 각종 보조금 등이 감소해 내수는 더욱 나빠지고 그에게 표를 준 국민들의 반감도 커질 수 있습니다. “페소는 똥”과 같은 발언으로 하루 새 외환시장을 10%나 폭등시킨 전력에 미루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친미, 반중 성향도 경제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이처럼 아르헨티나 경제와 금융시장은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 확대의 시기를 지나야겠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나빠 오히려 변동성을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대선 직후의 주가 상승도 아르헨티나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당분간 페소달러 환율과 메르발지수, ARGT 등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기업의 ADR(주식예탁증서) 종목 BBVA아르헨티나(BBAR, 은행), 로마네그라콤파이나인터스트리얼아르헨티나(LOMA, 시멘트), 텔레콤아르헨티나(TEO, 통신), 리튬아메리카스아르헨티나(LAAC, 광물자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각)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선거 본부에서 승리 연설 도중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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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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