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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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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출발점

2023-11-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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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연일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 위기론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용산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 재정립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은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우리가 다 알지 않나. 지도부가 누구인지, 대통령이랑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라며 “어제 저녁에도 여러 명에게 결단 내리라고 전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인 위원장의 요구는 혁신위 의결 사항이 아닌, 개인적 권고 사항에 불과합니다. 
 
혁신위가 의결 과정을 거쳐 내놓은 2호 혁신안은 △국회의원 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감축 등입니다. 특히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김기현 대표가 지난 4월부터 주장한 정치개혁안으로 “국민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의원 정수를 축소하자는 것은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혁신위가 핵심과 벗어난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뻔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어느 선까지 개혁을 말하는지 중요하다”라며 “혁신은 대통령실을 향해 총선에서 손을 떼라고 말하는 등 당정관계를 지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꼬집었습니다. 
 
혁신위는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구성됐습니다. 당시 수직적 당정관계가 여당의 참패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혁신위는 ‘용산바라기’라는 기존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은 5일 MBN ‘시사스페셜’에서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 자체가 굉장히 경직돼 있고 제왕적인 제도화가 돼 있다. 제왕적 시스템을 바꿔가야지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수도권 원외 인사들 사이에서도 혁신위가 본질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에게 듣는다’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용남 전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떠나버린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지낸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군사 정당도 아닌데 소수 지도부가 (의견을) 피력하면 나머지는 들러리 서는 모습이 너무 일상화한 것 아니냐”라며 “대통령은 5년 끝나고 나가는 분이지만 우리 당은 앞으로 계속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 위원장은 “와이프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의욕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첫 단추 꿰기에 실패하면서 이준석 전 대표와 혁신과 관련해 문제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지는 ‘환자 진단’ 설전에만 이목이 쏠리는 실정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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