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정준우

ibjung8@etomato.com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
[IB토마토](공급과잉 K-철강)③에너지·글로벌화로 생존 해법 찾기

포스코·세아창원특수강·동국씨엠 등, 수요 증가 예상 국가 진출

2023-11-06 06:00

조회수 : 1,56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일 16: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업계도 전세계적인 고금리 물결을 피할 수 없다. 10년간 이어져온 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기업들은 주머니를 닫고 있다. 기업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철강업계도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2021년과 2022년 상반기까지 역대급 호황을 맞았던 철강업계는 고금리에 따른 수요 급감에 공급과잉으로 전환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산 철강은 저가 철강을 찾는 국내 수요에 국내에서 세를 불리면서 한국 철강사들은 큰 도전에 직면했다. 이에 급변한 한국 철강시장의 상황을 짚어보고 철강업계의 생존방법을 탐구해 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올해 상저하고(상반기에 침체되고 하반기에 회복)가 예상됐던 국내 철강산업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며 상고하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공급과잉까지 겹치며 철강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국가로 진출하거나 신에너지 등 유망 산업 역량 강화로 생존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글로벌화로 국내 공급과잉 시장 돌파
 
공급과잉에 빠진 국내 철강사들은 수요가 높은 해외 지역으로 진출해 현지 생산 및 가공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주로 경제 성장이 활발한 개발도상국지역과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이 대상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연간 1천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의 해외 생산 확대 전략은 해외 제철소 및 철강사들과 합작 투자 방식이 주를 이룬다. 포스코 계획대로 해외 생산량이 1천만톤을 기록할 경우 포스코 전체 조강 생산능력에서 해외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2030년 19%로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조강 생산능력을 5200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포스코는 지난 10월 중국 하북강철과 합작 투자사인 하강포항 공장을 준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연간 45만톤씩 생산한다. 포스코는 내년 2차 공장이 준공되면 생산량이 연간 90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하강포항이 출범하면서 포스코가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철강 제품은 총 135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스틸(Krakatau Steel)과 합작 설립한 크라카타우 제철소 규모도 확대한다. 현재 고로 1기가 가동중인 크라카타우 제철소는 오는 2026년 고로 1기가 추가로 설치된다. 고로 신설에는 3억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제철소 생산량은 연간 300만톤이다. 고로 1기가 추가되면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는 수도 이전 사업을 겨냥해 현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수도 이전을 결정하고 340억달러를 들여 2045년까지 새로운 수도를 건설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 등과 수도 건설 사업 참여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수도 이전 사업 참여 확대를 예고했다. 
 
국내 강관 산업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수요가 늘고 있는 중동에서 현지화를 진행중이다. 세아베스틸지주 계열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2억3천만달러를 들여 강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2025년부터 연간 2만톤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된 강관은 올해 9월까지 5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6% 성장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앞으로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사우디 내 초대형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르면 송전탑 등에 사용되는 강관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컬러강판사들은 중남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국홀딩스(001230)의 냉연 계열사 동국씨엠(460850)의 전략을 글로벌화로 정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지난 3월 멕시코에 두번째 코일센터를 준공해 현지 냉연강판 가공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멕시코는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제조업 자국 이전) 효과에 힘입어 니어쇼어링(제조업 인근 국가 이전)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미국과 멕시코가 자유무역협정(USMCA 협정)을 맺은 만큼 멕시코 진출을 통해 북미 지역 철강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및 중남미 컬러강판 수요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쇼어링에 따른 건축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9월 국내 컬러강판 수출은 아시아, 유럽, 대양주 등 주요 수출 지역들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북미, 중남미 시장만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해 국내 컬러강판 아메리카 대륙 수출량은 39만3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만2천톤)보다 8.6% 증가했다.
 
포스코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2030년 1000만톤 이상으로 늘려 양적 성장을 추진해 글로벌 철강사로의 위치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해상풍력 등 에너지 시장 역량 강화
 
앞으로 성장세가 예상되는 해상풍력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은 강관사업부를 분리해 현대스틸파이프로 독립시키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강관사업 독자운영을 통해 적절한 투자 집행 및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강관사업부를 독립시켰다고 설명했다. 울산 강관공장, 인도 강관공장 및 미국 강관판매법인이 분할 대상이다. 철강업계에서는 현대스틸파이프 출범이 향후 에너지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비한 현대제철의 강관 사업 강화의 첫 단계라 보고 있다.
 
현대제철 울산 강관 공장(사진=현대제철)
 
천연자원 시장 조사기관인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지난해 14GW(기가와트)에서 2030년 53GW, 2040년에는 110GW로 성장이 예상된다. 대형 터빈 등 기술발전에 따른 해상풍력 단가가 낮아지면서 2025년 이후 본격 해상풍력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강관은 해상풍력 발전기에 기둥 소재로 사용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 1GW당 필요한 강관은 20만톤 수준이다. 2030년 기준 해상풍력에 필요한 강관은 총 1천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강관사업부 독립 배경으로 사업전문성 제고 및 경영 효율성을 꼽았다. 독립된 강관 사업을 통해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제철 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2020년 단조사업을 독립시켜 성장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어 강관사업 독립에도 유사한 공식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단조사업부는 분리 직후인 2021년 매출 3499억원에 영업이익 98억원이었지만 이듬해 매출 489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으로 성장률이 각각 39.8%와 12.2%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강관사업 독립을 통해 사업 최적화 및 투자재원을 확보해 글로벌 에너지용 강관 전문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