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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에 빨간불 켜진 건설업계…내년도 어렵다

주택 공급 대책 불구 인허가·착공 물량↓

2023-11-01 14:16

조회수 : 10,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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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내년 국내 건설 경기가 반등을 꾀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올해 들어 착공과 분양이 감소하는 등 건설경기 선행·동행 지표가 동반 하락한 상황에서 자금조달 문제까지 겹치며 건설사들이 수주를 꺼리고 건설투자도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건설수주가 187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같은 기간 건설투자는 0.3% 떨어진 260조7000억원을 예상했습니다.
 
이충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백아란기자)
 
공공수주의 경우 GTX 공사와 가덕도신공항 사업 추진과 같은 대형 토목사업의 영향으로 4.6% 증가하겠지만 민간수주의 경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된 영향으로 건축 수주가 부진해 전년 대비 4.0% 감소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실제 내년 이후 주택공급난 우려는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주택 인허가는 25만5871호로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했으며 착공물량은 57.2% 급락한 12만5862가구로 1년 새 반토막 났습니다. 전국 누적 공동주택(30가구 이상) 분양은 10만8710가구로 42.2% 쪼그라들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 270만호+α 주택공급계획’을 기반으로 비(非)아파트 건설자금 지원 등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건설 경기의 선행·동행 지표는 여전히 뒷걸음질 치고 있는 셈입니다.
 
건설 수주 전망.(표=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최근 2년(2022~2023년) 간 건축 착공이 감소한 영향으로 내년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의 부진이 예상되고 상반기를 전후해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라며 “예상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금리인하 시기가 불확실해 내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거시경제적, 정책적 요인을 검토한 결과 국내 건설경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와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되고, 건설기업은 현금 유동성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수정, 맞춤형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습니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올해 4분기 보합세를 기록한 이후 내년에는 2.0%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여전히 높은 절대적 가격수준의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 경직된 대출 태도,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수준의 거래량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엔 어려워 상대적으로 하반기에 하락세 큰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건산연 "수주 줄고 투자 위축…건설사, 대응전략 수립해야"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연초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의 하방 압력을 다소 누그러뜨렸고 정책 금융과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3분기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내년에는 정책 대출을 포함한 전반적 대출 태도의 경직성이 강화됐고, 고금리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주택시장이 다시금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년 주요 변수로는 △주요국 금리인상 압력 확대 △부동산PF 부실 △정부의 금융 규제 재강화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문제 발발이 꼽혔습니다. 또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인상 압력과 미착공 물량 증가세,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영향도 주목할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주택가격 전망.(표=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 부연구위원은 “정책 움직임에 대단히 민감한 특성을 가지는 만큼 정책 실현 수준과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있을 경우 시장 상황의 변화 가능성이 열려 있어 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주택 전세가격은 올해 4.8% 하락하는 반면 2024년에는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해 하반기 이후 가격이 상향 안정세를 보였다”면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입주 물량이 소폭 감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의 집값 상승세에 집중하기보다는 2022년 이후 집값 하락에 영향을 줬던 거시경제 환경이나 금융 규제 환경이 올해와 내년에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기 어려워 시장을 둘러싼 제반 여건을 확인해야 한다”라며 “건설사의 경우 주택시장의 침체에 이은 수요 부진에 따라 3기 신도시 건설과 노후계획도시 재정비 사업의 착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이 경우 공급의 탄력적 조절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중·단기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건설사 스스로 물량을 조절하는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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