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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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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감독의 야구'…시험대 오른 김태형

7번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한 명장…롯데팬 염원에 응답할지 주목

2023-10-28 10:04

조회수 :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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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한국 프로야구에 '르네상스 시대'가 있었습니다.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김성근 감독, 두산베어스의 김경문 감독, 삼성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 롯데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 기아타이거즈의 조범현 감독 등이 활약했던 시대였습니다.
 
이 당시 감독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팀을 구축했고,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벌떼 야구', 김경문 감독의 '뛰는 야구', 선동열 감독의 '불펜 야구', 로이스터 감독의 '빅볼 야구', 조범현 감독의 '선발 야구' 등 각 팀 감독의 경기 운영 스타일이 제각각이었습니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태형 감독이 지난 24일 부산 부산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이들 감독 모두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왔기 때문에 팀의 기조도 단장이 중심이 된 소위 '프런트 야구'보다는 '현장 야구'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하지만 요즘 야구는 다릅니다. 감독 중심의 현장 야구보다는 단장 중심의 프런트 야구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는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의 영향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팀 모두 능력있는 감독에 의지하지 않고 10년, 20년 꾸준히 강팀이 될 수 있는 시스템 야구를 추구해왔고, 그 중심에 단장이 자리했습니다. 한국프로야구가 단장 중심 야구로 전환되면서 선수 출신 단장들도 이때 많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베어스의 7번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업적을 세운 김태형 감독이 롯데자이언츠의 신임 감독으로 임명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그동안 미국프로야구 프런트 출신의 성민규 단장을 앞세워 팀을 운영해온 롯데자이언츠가 김태형 감독이란 명장을 데려와 현장 야구를 지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프로야구에서 감독의 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독들 중 하나입니다. 만약 김태형 감독마저 롯데자이언츠를 가을야구 순위권인 5강 이내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한국프로야구에서 이제 감독의 야구는 다시 보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현재 프로야구 10개팀 가운데 롯데자이언츠만이 유일하게 감독의 야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이후 '롯태형'(롯데+김태형)을 외쳤던 롯데팬들, 부산팬들의 기대에 김태형 감독이 응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론 김 감독이 좋은 성적으로 거두며 '감독의 야구' 바람이 한국프로야구에, 그리고 부산에 또다시 불길 바랍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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